IFRS17 대응에 움츠러들던 보험사들…1년 연장에 설비투자 재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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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1년 연장했다. IFRS17과 함께 도입하려던 지급여력제도(K-ICS, 이하 킥스)도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회계·감독기준 변경 대응으로 자본확충 등 어려움을 겪던 보험업계의 차세대시스템과 설비투자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ASB가 IFRS17 시행시기를 종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연기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금융당국도 IFRS17 도입시기도 1년 미루기로 결정했다. 국내 보험사가 IFRS17 대응에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FRS17 시행 연기로 보험사가 새로운 결산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행시기 변경에 따라 업계가 IFRS17 준비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반영한다. 이 때문에 부채가 비중이 큰 보험사는 자본 확충이나 부채가 적은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 당초 금융당국은 국내 IFRS17 도입 시점을 IASB가 결정한 2021년으로 정했다.

IFRS17 시행이 1년 미뤄지면서 새 건전성 감독회계기준인 킥스 변동가능성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IFRS17과 킥스를 동시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보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 맞춰 감독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IFRS17 연장이 결정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았으며, 업계 의견도 들어보고, 금감원과도 협의할 사항”이라면서 “이런 과정을 거친 뒤 IFRS17 도입준비위원회에서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킥스 연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보험사는 금융당국이 부과하는 제재 조치 기준이 되는 킥스를 포함한 감독회계기준이 IFRS17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IFRS17과 킥스가 예상대로 1년 연장하면 미뤄졌던 설비투자도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검토했다. 하지만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예상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잠정 중단한 바 있다. IFRS17 도입으로 자본확충과 시스템 구축 등의 시급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과 더불어 킥스의 시행시기가 연장되면, 당장 급하게 자본확충할 필요성이 적어지고,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으로 대응을 준비하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에 보험사들이 시간적으로 회계시스템 준비 및 설비 투자 등에 나설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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