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후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취임 이후 해외건설현장 방문은 처음이다.
이번 방문 현장은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에 위치한 싱가포르 지하철 3개 노선(다운타운라인,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이스트웨스트라인)의 차량 기지 공사다. 사업 규모는 2조원 정도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빌딩형 차량기지(프로젝트명 T301)이다. 1.25km의 연결 터널 공사도 포함되며, 공사기간은 총 95개월로 2024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선진 건설사들을 제치고 GS건설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협력업체로 삼보ENC, 동아지질, 삼정스틸 등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입찰 당시 최대 과제가 싱가포르 현지의 연약지반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였다. GS건설은 지하연속벽 공법 전문업체인 삼보E&C와 연약지반공법 전문업체인 동아지질과 함께 입찰 단계부터 협업해 연약지반에 특화된 보유장비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사 현장에 직접 들러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건설 현장을 둘러보면서 우리 건설 기술이 역시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다시 한 번 갖게 된다”며 “지하철은 하중이 무거워서 복층 차량기지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여러분의 기술로 세계 최초로 빌딩형 차량기지가 건설되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해외건설은 우리 경제에게는 아주 중요한 효자”라며 “한국인 특유의 근면 성실 그리고 기술력, 그리고 철저한 공기 준수가 세계 각지에서 인정을 받았고 곳곳에서 훌륭한 성과 남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해외 건설 시장 경쟁이 만만치 않음을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중동국가들의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중동 건설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저가 수주와 함께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의 해외 건설 전략과 대응방안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고부가가치 투자개발사업 진출 활성화 △인력·금융·정보제공 등 역량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6월 설립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정착시키고, 2022년까지 한·아세안 '글로벌 인프라 펀드' 1억달러 조성, 건설기술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추진한다.
특히 글로벌 인프라 펀드는 교통·에너지·수자원·스마트 인프라 등 4대 중점협력 분야와 극동아시아·유라시아 개발 사업에 우선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또 “과거에 우리는 가격경쟁력으로 수주 경쟁을 했지만 최근에는 높은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건설시장을 개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로봇 같은 첨단 기술 접목한 스마트 건설 분야의 세계 시장을 개척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장 직원들과 악수하며 격려했다. 또 기업에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각별히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안전하게 공사를 마치고 한국에 계신 가족 품으로 건강하게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