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의회 보고서 "미, 중·러 상대로 전쟁하면 패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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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국가안보와 군사 부문에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러시아나 중국을 상대로 한 전쟁이 벌어진다면 패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의회 보고서가 14일(현지시간) 발표됐다.

미국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 국방전략을 발표하자 안보, 국방 분야의 전직 고관 10여명으로 구성된 초당파적 패널인 국방전략위원회에 검토 작업을 위촉한 바 있고 이 보고서는 그 결과물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군의 예산이 삭감되고 군사적 우위는 축소되는 반면에 중국,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적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력을 상쇄할 목적으로 전력 증강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과 국가안보를 뒷받침할 하드파워의 근간이 되는 군사적 우위는 위험한 수준으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금세기 들어 대게릴라 작전에 역점을 둔 것이 미사일 방어와 사이버 및 우주, 대잠수함 전쟁 등의 부문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검토 작업에 참여한 위원들의 지적이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 등 유력한 적국들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기획하거나 수행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역량이 위축됐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퇴색한 것은 지난 2011년에 시행된 예산통제조치를 포함해 공화, 민주 양당에서 비롯된 "정치적 역기능과 결정들" 때문이었다고 비판하고 "이런 추세들의 수렴이 미국에 국가안보 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전략 백서에 대해 위원회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지만 "의문스러운 가정과 취약한 분석에 의존하는 사례가 너무나 빈번했다"고 꼬집었다.

위원회는 아시아와 유럽 전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꾸준히 잠식당하고 있고 군사적 균형은 결정적으로 분쟁의 리스크를 높이는, 정반대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미군이 추후의 분쟁에서 용납할 수 없는 고도의 인명피해를 입거나 주요 자산을 상실할 수도 있다"거나 "중국이나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이 벌어지면 힘겹게 승리하거나 패전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포함돼 있다.

특히 "미군이 2개 이상의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수 밖에 없게 된다면 제압당할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내다봤다.

위원회는 미 국방부가 올해 7000억달러를 넘은 예산을 확보했고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국방예산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지만, 국방전략에서 제시한 목표들을 충족하는 데는 "명백히 불충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매년 국방예산의 3-5% 증액을 포함한 일련의 건의안도 담겨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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