롄자는 2001년 당시 30세 청년 창업가 쭤후이가 설립한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데이터 기반 부동산 임대와 자산관리 플랫폼 회사로 2016년 유니콘기업 반열에 올랐다. 기업 가치 6조5000억원이다. 조만간 상장 시 1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거대 플랫폼 회사다.
쭤후이는 베이징화공대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베이징대 최고경영자(CEO)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쳤다. 그가 이 같은 사업에 나선 데는 베이징에서 겪은 부동산 중개업자와 악몽 같은 경험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처럼 급속한 경제 성장과 인구 변화를 겪고 있다. 대도시 집중화가 속도를 내고 있고, 도시 주택 문제도 심각하다. 인구 변화와 산업 개발에 따른 인구 이동 변화 속도와 부동산 공급 능력 간에는 커다란 격차가 존재한다. 그 결과 부동산 임대 수요는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체는 부동산 개발 금융비용으로 연 5% 이상 투자 수익률이 요구되지만 임대 부동산 수익률은 연 2% 정도다. 비정상으로 낮은 수익률은 한국이나 중국 부동산 시장 특징에서 기인한다. 선진국의 부동산 임대 전문 회사와 달리 개인이 임대하고 높은 전세금으로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른바 '갭투자'로 구매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인상으로 미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의 임차인은 6개월 임대료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고 개인 임대업자 부동산을 찾아 헤매야 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택에 문제가 있을 때 임차인과 임대인 간 갈등을 피하기도 어렵다. 임대인이 임차인을 찾지 못할 경우 손실도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 모순을 파고든 것이 롄자다. 회사는 개인이 소유한 임대 부동산을 받아 그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에 일부를 더해 재임대하고 자산 관리를 해 준다. 임대인은 공실 위험이나 임차인 개별 요구에 응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전문가를 활용해 대규모 자산 관련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부동산은 온라인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프라인 종합 서비스와 마케팅 에이전트를 활용해야 한다. 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에이전트 활동과 영업 성과를 적극 활용한다. 또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이용해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임대하고자 하는 집을 가상으로 방문, 가상 체험을 통해 점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투자는 대규모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개인용 주택 관련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다. 반면에 미국 등 선진국은 주택 설계에서 안전 점검 등 많은 데이터가 이미 공개돼 있어 구매자가 문제를 사전에 인식하기 용이하다. 중국도 온라인에 고객 유혹용 '가짜 정보'가 가득하다.
쭤후이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원칙으로 그동안 주택용 부동산 데이터를 8000만건 축적했다. 에이전트의 모든 활동도 실시간 집계된다. 이런 노력으로 베이징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다. 이 회사는 새로운 부동산을 거래하는 케이닷컴, 기존 주택 임대를 연결하는 지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 중심의 플랫폼과 탄탄한 오프라인 서비스로 급성장하자 텐센트, 세쿼이아 등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중국 부동산 거래 플랫폼 회사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부동산 거래는 부동산 중계사만 할 수 있고, 벤처캐피털 등은 부동산에 투자하지 못한다. 그 결과 우리 부동산 시장은 개인의 임대로 인한 비효율과 위험 속에서 아무런 개선 없이 후진형 시장으로 남아 있다. 자유가 주어지면 시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의해 개선된다. 대한민국이 중국을 또 한 번 부러워해야 하는 유니콘 사례가 롄자다.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