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가 반등에 실패한 가운데 달러 강세, 애플 급락이 더해져 큰 폭 내렸다.
1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02.12포인트(2.32%) 급락한 25,387.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4.79포인트(1.97%) 내린 2,726.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6.03포인트(2.78%) 하락한 7,200.87에 마감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투자 심리가 가뜩이나 위축된 증시에 애플 실적 우려, 달러 강세라는 악재가 더해졌다.
아이폰 3D 센서 부품업체인 루멘텀홀딩스가 2019회계연도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애플은 5.04% 급락했다.
루멘텀홀딩스는 대형 고객사가 납품을 줄이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대형 고객사가 애플이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루멘텀홀딩스 납품 대부분이 애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애플이라고 추정했다.
JP모건은 이머징마켓의 소비 심리 둔화와 달러 강세로 아이폰 판매가 줄 것으로 예상하며 이번달에만 애플 목표주가를 두번째 하향 조정했다.
애플 우려가 커지며 다른 기술주도 큰 폭 하락했으며 기술주로 이뤄진 SPDR 역시 3.5% 급락했다. 나스닥은 지난달 폭락장 동안 처음 진입했던 조정 영역에 다시 들어갔다.
뉴욕증시는 달러 강세라는 복병을 만났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된다.
국제 유가가 감산 논의 기대에도 반등에 실패한 점 역시 주가 약세에 일조했다.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6달러(0.4%) 하락한 59.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선을 하회했다.
WTI는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84년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장 막판에는 미국 백악관이 자동차 관세에 대한 초안이 마련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자동차주까지 급락세에 합류, 다우 낙폭을 600포인트 이상으로 키웠다.
종목별로는 애플 외에 아마존이 4.41%,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2.58%, 페이스북이 2.35% 등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아마존은 52주 신고가에서 약 20% 내려 약세장에 진입했다.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 사기 스캔들 연루로 7.46% 급락, 이틀째 내렸다. 말레이시아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골드만삭스 전 직원 2명이 기소된 데 이어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이 이날 골드만삭스에 1MDB 관련 환불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너럴일렉트릭(GE) 주가는 지난달 초 선임된 최고경영자(CEO)가 자산매각 방침을 밝히며 8달러 선을 내줬다. GE 주가는 7.99달러를 기록하며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8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