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서 받은 정상 선물을 시민에게 공개한다. 외국 정상에 받은 선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12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년 초 대통령이 지금까지 다녀온 해외 순방에서 외국 정상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모아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시민이 기사로만 선물을 접하는만큼 실제 모습을 많이 궁금해 할 것 같아 기획했다”고 밝혔다.
정상 선물은 내년 초 청와대 사랑채 등의 공간을 활용,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정상 선물을 대통령 순방 직후 청와대 직원에게만 일정 시간 공개하다 국가기록보관소로 이관해 보관했다.
순방 선물 전시회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공개된 선물 외에 다수의 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 부터 받은 옥으로 만든 바둑판·바둑알을 비롯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1800년대에 만들어진 '조선 검' 등도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국빈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이 바둑을 좋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맞춤형' 선물로 바둑판을 준비했다. '한메이린' 작가의 말 그림도 함께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중 관계를 바둑에 비유하며 “미생의 시기를 거쳐서 완생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서서 앞으로 상생의 시기를 함께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조선 검은 1950년대 미국으로 반출되었다가 러시아 개인이 사들인 것을 정부가 확보해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청동으로 제작된 '올리브 가지'도 전시될 예정이다.
통상 정상외교에서 주고받는 선물은 단순 '친교 선물'을 넘어 외교적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에 대한 희망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상회담 계기 교환하는 선물은 회담 분위기까지 좌우할 수 있어 의전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선물은 일반적으로 받은 쪽에서만 먼저 공개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통(通)'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신영복 선생의 서화작품을 선물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사드(THAAD) 갈등으로 단절됐던 한·중간 관계를 회복하고 적극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지난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암컷 '곰이'가 9일 새끼 6마리를 낳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마리의 선물에 6마리가 더해졌으니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며 “남북관계의 일이 이와 같기만 바란다”고 적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