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동반 하락세를 지속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기존 주력 상품이던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변액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지만, 손실은 지속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3조9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4조2219억원) 대비 7.4% 감소한 규모다. IFRS17 대응에 따라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영업전략 전환에 나섰지만, 보험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실제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보험영업이익은 49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5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실적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14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1303억원)와 비교하면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다만 해당 실적은 영국 런던 로프메이커 빌딩 매각액인 약 800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실제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보험영업이익은 1034억원의 손실로 집계됐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528억원의 흑자를 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도 7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9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13%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생보사의 실적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일시납 및 저축보험료 비중을 점차 감소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의 상반기 초회보험료는 5조2692억원으로 전년동기 7조원에 육박했던 보험료가 24.6% 줄었다. 특히 저축성 초회보험료의 경우 생보사들이 IFRS17을 앞두고 대폭 축소해 2조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4조2777억원) 대비 50%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는 보험이익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향후 시장금리 상승이 전망되고 있으나 당분간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따. 이어 “낮은 국내 경기 회복세와 향후 IFRS17 도입에 따른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 그리고 정부의 보험료 인하 정책 등으로 국내 보험사 환경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