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원전·석탄화력·LNG복합화력 등이 발전하는 전기를 주로 사용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면서 설비규모와 발전량을 키우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가 국가 전력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시점에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에너지 수급체계가 필요하다.
3차 에기본 권고안은 해법으로 재생에너지 중심 통합스마트에너지시스템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로 실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것 외에도 전기·열·수소 형태로 다양하게 저장해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또 다른 에너지로 바꾸는 구성이다. 수소는 전기분해를 통해 만들고, 수소는 다시 이산화탄소와 합성해 메탄을 만들어 가스터빈발전·연료전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력과 수소·메탄·열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에너지는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에너지 프로슈머 간 개인 거래도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원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실시간 계측과 정보를 공유해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유도한다.
운송은 전기와 수소로, 냉난방은 가스를 사용하도록 해 에너지 전반에서 전기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최근 난방까지 전기로 해결하려는 전기 과소비 문제를 해결하고, 용도에 맞는 에너지 효율 소비를 정착시킬 수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 유휴전력의 활용 방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전력생산이 크게 늘어나는 낮 시간 동안 남는 전기를 수소와 열에너지 등으로 저장해 활용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저장해 둔 수소로 다시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와 수소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지만, 낮 시간에 계속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유휴전력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선 효율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에너지 수급 해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워킹그룹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에너지 수급과 관련 수요증가와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지만 결과적으로 감소요인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IoT, 데이터센터 등이 늘면서 수요확대 요인이 발생하지만, 그와 동시에 효율성 제고에 힘입어 전체 소비는 순감한다는 분석이다.
증가는 주로 전력분야에서 일어나지만, 감소는 전력을 포함해 모든 에너지원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기와 열, 가스 등 국가에서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원이 통합 연결되는 유통채널을 구축해 4차 산업혁명 전력 수요를 감당한다는 그림이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