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재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출연금·연구과제중심제도(PBS) 비중, 과제 수탁 현황, 인력 구조 등 경영 전반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는다. 이는 출연연 PBS 개편으로 이어진다. 정부 수탁 과제를 통해 확보하는 인건비의 출연금 전환 여부·비중이 최대 관심사다.
5일 관가와 출연연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PBS 개선 일환으로 출연연 재무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에 착수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출연연에 최적화 방안 수립을 주문했다. 출연연 역할과 기능을 감안한 출연금, PBS 적정 비중을 찾기 위해서다.
출연연은 정부 출연금과 PBS를 통한 외부 과제 수탁으로 기관 운영비를 확보한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 역할·기능 등을 고려해 출연금, PBS 최적 비중을 도출할 계획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신규 인력 채용 방안 등 인력 운용 계획도 반영, 출연연의 장기 재무 포트폴리오를 그린다. 출연연별로 PBS 개편안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정하는 출연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출연연이 정부 수탁 과제를 통해 확보하는 인건비의 출연금 전환 여부와 비중이다. 출연연은 연구 자율성 확보, 과제 수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수탁 과제로 충당하는 인건비를 출연금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출연연 고유 연구 관련 과제까지 PBS를 통해 수주하면서 행정 부담이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PBS를 통해 수주한 정부 수탁 과제로 얻는 인건비를 출연금으로 확보하면 과제 수주 부담이 낮아진다. 정부 예산도 명목만 바뀔 뿐 증감이 없다. NST 산하 출연연 출연금은 과기정통부 예산이지만 정부 수탁 과제는 발주 부처의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잡힌다. 정부 수탁 과제를 출연금으로 전환하면 과기정통부 예산이 늘고 R&D 발주 부처 예산이 줄어든다. 부처 간 이해관계가 대립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출연연 기능, 역할을 검토해서 정부 수탁 과제 일부는 아예 출연금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부처 간 예산 증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연연은 물론 각 부처 등과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