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96단 4D 낸드플래시를 개발,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 세계 최초 차지 트랩 플래시(CTF:Charge Trap Flash)와 페리 언더 셀(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해 72단 제품보다 고성능·고용량 저장장치를 구현했다.
SK하이닉스는 'CTF 기반 96단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해 연내 초도 양산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제품은 PUC와 CTF 셀 구조를 결합해 성능, 공간효율, 생산성 등을 크게 개선했다.
CTF 기술은 셀간 간섭을 최소화해 성능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 2D 낸드에서 주로 채용했던 플로팅 게이트 한계를 극복했다. PUC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영역 하부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Peri)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아파트 외부에 있는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해 공간효율을 높이는 것과 유사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제품 크기와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 결과 신제품은 72단 512기가비트(Gbit) 3D 낸드보다 칩 사이즈가 30% 이상 줄었다. 웨이퍼당 비트 생산은 1.5배 증가했다. 동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를 64킬로바이트(KByte)로 2배 늘렸다.
기존 3D 낸드보다 작은 칩 사이즈를 활용해 스마트폰용 모바일 패키지에 탑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96단 512Gbit 4D 낸드 1개로 기존 256Gbit 3D 낸드 2개를 대체할 수 있다.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 쓰기와 읽기 성능은 기존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3D 낸드에 채용하고 있는 CTF 셀 구조와 PUC 기술을 결합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일부 기업이 플로팅 게이트 셀 구조에 PUC를 결합했다.
이외에도 I/O(정보입출구)당 데이터 전송속도를 1200Mbps까지 높였다. 동작전압은 1.2V로 낮춰, 전력 효율을 기존 72단 대비 150% 개선했다.
SK하이닉스는 96단 512Gbit 4D 낸드, 자체 개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한 최대 1테라바이트(TByte) 용량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연내 선보인다. 72단 기반 기업용 SSD도 내년에 96단으로 전환해 기업용 SSD 사업과 경쟁력을 강화한다.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시장도 공략한다. 차세대 스마트폰에 채용 예정인 UFS 3.0 제품도 자체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해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이 제품도 96단 512Gbit 4D 낸드로 구성된다. 현재 모바일 시장 주력인 256Gbit 낸드 기반 제품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한다.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 기반 1테라비트(Tbit) 트리플레벨셀(TLC)과 1Tbit 쿼드레벨셀(QLC) 제품도 내년에 출시한다. TLC는 셀 하나에 3비트, QLC는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다.
SK하이닉스는 96단 4D 낸드로 기업용 SSD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96단 4D 낸드와 동일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 제품도 동시 개발하고 있다.
김정태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 담당 상무는 “향후 개발 플랫폼이 될 새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 원가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 이정표”라면서 “연내 초도 양산 시작, 향후 M15공장에서도 양산에 돌입해 고객 요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