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이 레이저를 비롯한 빛의 주파수를 손쉽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학 정밀 측정 분야나 통신, 빛을 이용한 연구를 다양화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KAIST는 민범기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전원주 기계공학과 교수, 이상민 물리학과 교수와 함께 특수 미세 금속 구조를 더한 매질로 훨씬 자유롭게 주파수를 변환하는 광학소자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광 주파수 변환소자는 색과 주파수가 변화하는 현상을 이용해 정밀 측정이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소자다. 근래에 레이저가 반도체와 같은 매질을 통과하게 해 주파수에 변화를 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돼 이를 활용한 소자 개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기존 매질로는 주파수 변환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굴절률을 일부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유로운 주파수 변환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반도체 위에 알파벳 C 모양을 닮은 미세 금속 구조를 다수 배열하고 펨토초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매질을 구현했다.
펨토초 레이저를 반도체에 가하면 금속 구조가 가진 공진 형태 변환이 일어나 주파수가 바뀌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매질을 이용하면 기존보다 빛 강도가 약해도 빛의 색을 큰 폭으로 변화시키거나 주파수 변화량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범기 교수는 “개발 기술은 주파수 스펙트엄 변화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예측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며 “광학 분야 매질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