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한 핀란드 '리휠보고서'가 비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전략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일 '해외 모바일 요금 비교방법론 검토 및 시사점'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5월 발표된 리휠보고서는 세계 41개 국가 롱텀 에벌루션(LTE) 요금을 비교, 우리나라가 30유로(3만8700원)로 구매 가능한 데이터량이 작은 순서에서 세계 3위(1GB)로 추정, 논란을 일으켰다. 세계 세 번째로 비싸다는 의미다.
연구소는 △선택약정 누락 △알뜰폰 누락 △비교대상 요금 대표성 문제 △LTE 속도 문제 등을 근거로 보고서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우선, 리휠보고서는 할인정보를 차별 적용했다. 유럽 국가는 각종 할인정보를 요금에 반영했지만, 국내 25% 요금할인(선택약정)을 반영하지 않았다. 리휠보고서는 30유로로 한국에서 데이터 1GB밖에 구매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25% 할인을 적용하면 3.6GB를 구매할 수 있다.
또,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 알뜰폰(MVNO) 정보도 누락했다. 알뜰폰을 포함하면 30유로 이내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초과시 속도제한)를 구매할 수 있다. 헬로모바일 '더착한 데이터유심 10GB'는 3만4000원에 데이터를 기본 10GB 제공하고 초과시 매일 2GB를, 이를 소진하면 속도를 3Mbps로 제한해 무한 제공한다. 월 이용 가능한 데이터는 70GB다.
조사 대상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이용자가 소수인 특정 MVNO를 국가를 대표하는 요금제에 포함하는가 하면 중위값으로 대표 요금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코리아인덱스 위원회는 국가별 1위 사업자 요금을 비교한다.
속도 기준에도 하자가 분명했다. 보고서는 3Mbps 이상 속도를 LTE 서비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현실과 맞지 않다. 우리나라에선 3세대(3G)로 가능한 속도다. 지난해 3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5.24Mbps다. LTE 평균은 133Mbps에 달한다. 리휠보고서는 품질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연구소는 이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 이용환경이나 사용량 등을 고려한 요금비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소는 “리휠보고서는 EU 이외 국가 자료에서 오류가 발견되며 그나마 원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외 기관이 발표한 통신비 비교 자료를 인용할 때는 신뢰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TRI 분석 리휠보고서 문제점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