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하락하는 등 주식 시장이 약세장을 지속하면서 생명보험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생보사들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보다 상대적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적은 변액보험 판매를 확대·강화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주식 시장이 약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면서 영업 전략 변동이 불가피하다.
31일 생보협회가 공시한 변액보험 펀드현황에 따르면 생보사의 최근 1년 변액보험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 폭이 큰 곳은 -20% 이상 수익률이 낮아진 곳도 있었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가 결합한 상품이다.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로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서 수익률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에 고객이 가입한 펀드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달라진다. 보험사도 실적에 따라 배당의무가 발생해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 많지 않다.
따라서 생보사는 IFRS17을 앞두고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투트랙으로 영업력 강화에 나섰었다. IFRS17 시행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보험부채가 대폭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생보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4361억원으로 작년 동기(2972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이 작년 대비 50% 이상 급감한 2조102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문제는 최근 주식 시장 하락까지 겹치면서 변액보험 투자펀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와 같은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주식시장 추세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고, 최근에는 코스피 2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악재가 지속하고 있다”며 “아직 수치로 명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변액보험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변액보험 해지도 늘고 있다. 변액보험 특성상 10년 미만인 경우 중도해지해도 환급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당장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져 해지율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료 적립금은 104조1470억원으로 작년 말(106조3784억원)보다 2조원 넘게 줄었다.
이 때문에 생보사는 주식 시장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단 변액보험을 운용하는데 있어, 운용사 담당 펀드매니저와 지속적으로 콘퍼런스콜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을 대비한 펀드 운영 등 이런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