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3의 도시 제네바에서 1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도착한 뇌샤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큐브(CUBE)'가 위치해 있었다.
큐브는 필립모리스가 2008년 알트리아(Altria) 그룹에서 분사한 이후 2009년 개소한 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구하는 그룹 핵심 시설이다.
글로벌 회사인 만큼 세계 각지에서 모인 과학자, 엔지니어, 기술자 등 43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담배 회사지만 과거 제약과 식품, 자동차 산업에서 종사했던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성인 흡연자를 위해 일반 담배보다 더 나은 대체 제품을 개발하고 과학적 평가를 한다는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목표 아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개발된 것이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다.
이날 진행된 '테크노베이션(TECHNOVATION)' 행사에서는 아이코스 개발 과정부터 신제품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코스 핵심 기술인 '블레이드' 개발 과정은 물론 디바이스 크기와 디자인 변화, 전용 스틱 '히츠' 제조 과정 등이 그것이다.
아이코스의 경우 블레이드가 약 320도 온도로 스틱을 가열해 니코틴을 추출한다. 블레이드는 단순 열을 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1초에 약 1000번 온도를 제어해 320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스틱 전체에 고르게 열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아이코스 스틱 가열방식도 변화를 거듭했다. 1990년대와 2000년 초반에는 담배를 감싸는 원통을 가열시키는 방식(EXTERNAL HEATING)으로 개발됐다. 이후 2002년 블레이드 가열 방식(INTERNAL HEATING)으로 변경됐으며 2011년 현재 아이코스 2.4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스틱 또한 일반 담배제품과 필립모리스만의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담뱃잎을 미세한 가루로 낸 뒤 이를 적절히 배합해 반죽을 만든다. 흡사 만두피 공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형태의 과정으로 반죽을 편 뒤 휴지처럼 말아낸다. 담뱃잎이라고는 보기 힘든 외관이었다. 이를 다시 주름을 잡고 일정한 크기로 잘라 '히츠'를 만든다. 이 공정에서 핵심은 배합과 주름이다. 히츠 담뱃잎은 경쟁사 제품과 달리 자르지 않고 이 주름대로 접어 넣어 담뱃를 만든다. 적절한 비율로 배합해 만든 반죽을 자르지 않고 접어 만드는 것이 균등한 맛과 향을 유지하는 기술인 것이다.
큐브 옆에는 담배 제조 공장이 위치해 있다. '히츠'는 물론 '말보로' 등 일반 궐련담배 6종을 생산하고 있다. 히츠와 일반궐련 생산 라인은 구분 돼 있었으며 공장에 들어서자 무인 로봇이 눈에 띄였다. 일명 '로보캅'으로 불리는 해당 로봇은 경로 중 장애물과 사람을 자동 인식하며 물건을 나르는 일을 담당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국적은 물론 과거 이력과 전공 분야가 다른 직원들이 모였지만 이들은 세계 담배 산업을 선도하며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 아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샤텔(스위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