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70%가 중국 내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남중국 미국 상공회의소(상의)가 최근 219개 중국 및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 기업은 무역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가량은 미국 기업이었고, 3분의 1은 중국 기업이었다.
조사에 응한 미국 기업의 70%는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72%는 부품 공급망을 중국 외부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66%는 중국 내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역 전쟁의 여파는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에도 영향을 미쳐 조사 대상 기업의 67%는 미국 내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가량은 중국과 미국 모두에서 비관세 장벽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공무원들에 의한 감독과 규제 강화, 수출입 통관 절차 지연 등을 주요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느끼는 기업은 제조업 기업이었다.
조사에 응한 제조업 기업 중 10%가량은 무역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3분의 1가량의 기업은 무역 전쟁 피해가 1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 사이라고 답했다.
할리 세예딘 상의 회장은 "많은 수출 주문이 관세 부과 이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무역 전쟁의 피해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소비자가 물가 상승 등의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