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6%'..."반도체 설비투자 조정국면 영향"

3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 중반에 그쳤다. 반도체 설비 투자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 1분기 1.0%에서 2분기 0.6%로 꺾인 성장세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투자 기여도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도 이번 분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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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2346억원으로 전기 대비 0.572%(약 0.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0.2%) 이래 최저치다. '1%' 선이 깨진 2분기 성장률(0.595%)보다도 소폭 하락했다.

내수 기여도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2012년 2분기 이래 25분기 만에 처음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설비를 포함한 설비투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도 1998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각각 4.7%, 6.4% 감소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반도체 설비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에 대한 조정 국면에 있다”며 “LCD 등 디스플레이는 중국 BOE 수출이 반영되면서 상황이 나아진 만큼 설비투자 감소는 반도체 설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주거형 건물이 분양이 안 됐으며, 공사 자체가 많이 줄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토목 부문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감소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정부 투자 집행이 지연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 정부투자 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P)에서 〃0.4%P로 하락 전환했다. 다만, 정부소비는 보험 보장성 확대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늘면서 1.6%나 증가했다.

정부 개소세 인하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모든 신차 구매자 대상 개소세를 5%에서 3.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로 차량 인도가 미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그 효과가 크게 발휘되지 않았다. 한은에서는 10월부터 그 효과가 본격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 '0%대 성장'이 이어지자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2.7%)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4분기 성장률은 0.82% 이상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지속되는 데다 4분기에는 반도체 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더해지고 있다. 중국 LCD TV 수요가 불확실한 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비투자 부진이 4분기에도 지속될 수 있단 의미다.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울(DSR)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건설투자 감소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DSR 70%가 넘는 대출을 고(高) DSR 기준으로 삼고, 시중은행과지방은행, 특수은행별로 관리 비중도 차등 적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6년 3%대 성장은 민간부문 건설 호황으로 가능했다”며 “이번 규제가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겠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에는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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