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8>사람을 이해하는 또 다른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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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 각계에서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역량과 더불어 창의 역량에 대한 필요가 대두되면서 디자인 싱킹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 그러나 교육 측면에서 창의 역량에 치중하다보면 간혹 디자인 싱킹의 5단계(공감→재정의→상상→실체화→실험) 마지막 단계인 실험, 즉 테스트 과정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싱킹에서 왜 테스트가 필요하며,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테스트는 사람의 학력이나 지능, 능력 또는 제품의 성능 따위를 알아보기 위해 검사하거나 시험하는 것을 뜻한다. 테스트의 주된 목적은 '무엇인가'를 특정한 기준에 따라 더 나은 것으로 선택하기 위함이다. 디자인 싱킹에서 테스트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사용자(사람)의 진짜 문제 발견, 즉 사용자 요구를 보다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공감과 문제 재정의를 통해 요구 사항을 명확히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제공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수정과 반복을 유연하게 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일한 문제라도 다양한 사용자 요구를 기반으로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잠재적 해결방안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사용자 피드백은 디자인 싱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 과정을 수행함에 있어 사용자의 환경과 맥락적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디자인 싱킹의 주된 개념인 사용자 요구에 기반한 반복 과정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에 각 단계별로 사용자 요구를 보다 잘 이해하고 그들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상황을 그들의 맥락에 따라 재정의하려면 지속적인 피드백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테스트는 사용자 요구에 제대로 부합하는지를 꾸준히 파악하는 과정이다.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에서 테스트는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 프로토타이핑 과정과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그러나 실제 디자인 싱킹이 비선형 프로세스라 불리우는 것처럼 테스트는 디자인 싱킹 모든 단계에서 일어난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우리는 개발한 프로토타입 관련 테스트에서 사용자 피드백을 얻고 사용자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에게 실제로 작동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테스트는 프로토타입의 성공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만약 실패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더 나은 해결방안을 찾아내기 위한 축적의 결과로써 도움이 되는 것이다.

테스트는 최종 사용자로부터 긍정적 결과 여부에 따라 마지막 단계의 통찰력을 통합해 새로이 문제를 재구성하며, 함께 더 나은 방법으로 다시 공감한다. 이처럼 프로세스의 반복, 또 다른 반복 과정을 진행함으로써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를 통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인 싱킹은 단순히 따라야 할 순차적 단계가 아니라 사용자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사람 중심의 해결방안을 유연하게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혁신 프로세스라 불린다.

무한반복 가능한 디자인 싱킹 특성상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상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 싱킹의 개념은 교육뿐만 아니라 IT, 법률, 의학, 경영 및 디자인 자체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원칙을 통해 사용자가 진짜 필요로 하는 문제에 단계별로 접근하고 최상의 해결책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요인을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다.

초연결, 초지능을 기반으로 가상과 물리적 공간, 시간, 인간에 대한 개념조차 새로이 변화, 확장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개인과 사회 요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얼마나 사용자(사람)의 요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민첩하게 행동하고 있는가. 다시금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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