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도세에 내리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7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종가기준)까지 떨어졌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3% 하락한 2228.61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24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8월 16일 종가 기준 최저치인 2240.80을 경신했다.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230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1158억원, 100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서는 삼성전자(0.78%), POSCO(0.18%), SK텔레콤(2.33%)만 올랐다.
SK하이닉스(-1.26%), 셀트리온(-1.21%), 삼성바이오로직스(-4.13%), 현대차(-1.64%), 삼성물산(-0.81%), KB금융(-1.07%) 등은 하락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7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날까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동안 매도한 금액은 약 1조7930억원에 이른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56% 급락하며 747.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의 최근 연이은 매도세는 달러화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 미·중 갈등 격화 등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외국인 자금 이탈 촉매로 작용한 것으로 증권가는 관측하고 있다.
이재승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 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 시장 자금 이탈을 경고하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부분이 거시 차원에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발표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또 다른 위험 요인”이라면서 “중국 금융 불안정성 확대 시 신흥 시장에 외국인 패시브 자금을 중심으로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