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주력산업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과 유턴기업 지원 강화 필요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 연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날 한시법인 기업활력법에 대한 보완책이 있느냐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2016년 시행된 기업활력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돕는 법이다.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하고, 패키지로 여러 정책을 지원해 이른바 '원샷법'으로 불린다. 기업활력법은 3년 한시법으로 내년 8월 일몰 예정이다.
정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활력법을 통해 사업재편을 승인받은 기업은 올해(1∼9월말) 2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는 상반기 22개, 하반기 29개 등 총 51개사가 승인을 받았다. 정 의원은 올해 들어 기업활력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며 기한 연장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 장관은 “기업활력법 연장을 논의할 계획이 있다”며 “기업활력법에 대한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법 시행을 활성화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턴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지난 5년 간 해외에 신규 진출한 국내 제조기업 수가 4842개인데 반해, 국내 복귀 기업은 50개에 불과했다”며 “국내 복귀한 기업도 인력, 부지, 규제 등 기업환경과 유턴기업 지원제도 등 애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유턴 기업 선정 기준이 과다하게 까다롭고, 지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맞춰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고용위기지역에 '유턴 특구(가칭)'를 지정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 장관은 “유턴기업 관련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아 실적이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 조사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턴기업 지원 정책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위기를 맞은 군산지역 대책이 실현 불가능하고, 허구·면피성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산업부가 올 4월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에서 전북을 관공선 특화지역으로 선정했지만, 정작 군산조선소는 현행법상 군함을 건조할 수 없다”며 “이는 실현 불가능하고 허구에 불과한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인 심문에서는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법인 분할 추진이 논란이 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법인 분할 추진과 관련해 “한국지엠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주총에 참석해 R&D 법인 분할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로부터 8000억원을 지원받은 GM이 우리 정부와 교환한 양해각서(MOU)를 위반하고 R&D 법인 신설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지분 17%를 가진 2대 주주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했다.
임한택 한국지엠 노조지부장은 “기본계약서 체결 이후 두 달도 되기 전에 사장이 갑자기 법인 분할 방침을 발표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연구개발 법인으로 분할되면 GM은 언제든지 분할 매각, 먹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부는 이날 국정감사에 앞서 '규제 샌드박스' 시행을 위한 제도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신제품·서비스 사업화 촉진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할 방침이며, 연내 산업융합법 시행령과 운영요령 제·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이에 필요한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 등 3개 법률이 지난달 20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상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산업부는 배달로봇·무인선박 실증, 도로 일체형 태양광 발전을 비롯해 규제에 가로막혀 개발이 제한됐던 산업 분야를 발굴해 혁신성, 안전성, 시장성을 따져 규제 특례를 부여할 방침이다.
중앙과 지역 산업 간 균형을 맞추는 데도 주력한다. 이달 중 시·도별 국가혁신클러스터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균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14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지정한다.
지역산업 위기에 단계·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역산업위기대응 특별법(가칭)'도 제정한다. 법에는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위기 발생 전 사전관리 시행근거 마련, 위기 지역 지원 프로그램 마련, 특례 조치를 비롯한 지원 수단 법제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