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신규 낸드플래시 공장 청주 M15에 총 20조원을 투자한다. 2015년 8월 이천 M14 준공식에서 밝힌 투자 계획보다 약 5조원 늘어난 금액이다. 최근 일각에서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란이 제기됐지만 SK하이닉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투자를 오히려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4일 충북 청주에서 신규 낸드플래시 공장인 M15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정·재계 인사 450여명이 참석했다.
M15 건축 면적은 6만㎡(1만8000평)로 축구장 8개 크기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내년 1분기까지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2분기부터 최신 제품인 72단 3D 낸드플래시와 96단 3D 낸드를 순차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입고된 장비는 200대 정도며, 추후 3800대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72단 3D 낸드는 SK하이닉스 주력이 될 제품이고, 96단 낸드는 차세대 반도체다. 96단 낸드는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최근에서야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가 M15에서 72단과 96단 낸드를 성공리에 양산하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위상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5위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 기존 건설 투자를 포함, 약 20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M14 준공식 당시 M15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계획한 금액은 15조500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고 설비 가격도 상승, 전보다 전체 투자 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15 공장 건설에 약 2조원이 투입돼 설비 투자 금액은 1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장비·소재 등 반도체 후방산업계 특수가 기대된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023년까지 M15가 일으킬 경제·사회 파급 효과로 생산 유발 70조9000억원, 부가 가치 유발 25조8000억원을 예상했다. 고용 창출 효과도 21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신산업·신제품 핵심 부품”이라면서 “선제 투자와 기술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도 기업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때 해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적자 기업이 최첨단 생산 시설을 갖춘 세계 반도체 리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국가와 지역 사회에 큰 빚을 져 왔다고 생각한다. M15 준공에 많은 도움을 주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인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굳건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