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유해성 논란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강수를 던졌다.
유해성 논란에 따른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소비자 혼란을 막고 담배시장 혁신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행보다. 기업이 규제기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는 자사 연구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지난 6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가 되는 분석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식약처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발표 결론과 관련된 정보를 요청했지만 식약처가 이를 거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식약처는 자체 분석 결과 발표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아홉 가지 유해물질' 함유량이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90%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독일 연방위해평가원,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등 해외 정부 및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
하지만 식약처가 이 같은 결과보다 타르 수치 비교에만 초점을 맞춰 여론을 호도했다는 주장이다. 단순 비교는 과학적인 타당성을 인정받기 힘들 뿐만 아니라 타르는 일반담배 연기에만 적용되는 개념으로 태우지 않아 연기가 생기지 않는 아이코스 같은 제품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필립모리스의 주장이다.
일반 담배에 대해서조차 타르 측정은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으로 선진국의 공중보건 기관은 타르 측정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WHO도 “타르는 담배규제에 확실한 근거가 아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식약처는 당시 국제적으로 공인된 실험 방식을 택했다는 입장이지만 WHO와 유럽연합(EU) 등에서 타르가 소비자를 오해시킬 수 있다는 규정을 무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식약처는 기존 방식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측정할 경우 타르 수치가 실제보다 높게 나온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보완할 새 실험 방식을 택하지 않은 것이 논란이다.
식약처가 타르 측정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지난해 8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차 다녀온 일본 출장보고서에 드러난다. 출장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수분이 다량 함유돼 수분 포집을 위한 별도 방법이 필요하고 기존 ISO와 HC 방식을 통한 실험은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 기존 분석법을 강행한 것이다. 결국 한국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실험 강행과 일반 궐련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 타르가 높다는 결과 발표로 인해 유해성 논란이 증폭됐다는 주장이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이번 소송은 식약처 정보를 법률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라며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금연이지만, 흡연자도 정확하고 오해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대체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소비자의 알 권리에 도움을 주고자 '타르의 진실'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타르의 정확한 개념과 비연소 담배와 관련된 과학적 정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한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