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심장을 뛰게 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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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회전수(RPM)가 아닌 심장박동수(BPM)로 평가받는 자동차.'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자동차 고성능사업부 부사장은 N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렇게 정의했다. 자동차는 많은 사람에게 탈 것 이상의 의미를 제공한다. 여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운전의 재미, 달리는 즐거움을 표방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시대에도 이런 가치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 자동차 시대를 앞둔 현대차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적극 투자로 미래 차 시장에 대비하는 한편 고성능 차 부문 투자로 제품 혁신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고성능 차와 모터스포츠 사업을 전담하는 고성능사업부가 있다. 올해 3월 본격 출범한 고성능사업부는 그동안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고성능 차, 모터스포츠 기획과 영업·마케팅을 한 곳에 모아 사업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영입한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 고성능 차 부문에서 30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 현대차 고성능 차 사업 방향을 정리하고 있다.

심장을 뛰게 하는 자동차를 만들어서 현대차 팬을 확보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제품 혁신 전략은 고객 마음을 움직였다. 우수한 제품력이 승패를 가른다는 단순한 시장 논리를 입증한 셈이다. 1년 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고성능 모델 i30 N은 그동안 6000여대 팔렸다. 두 번째 모델 벨로스터 N 역시 올해 출시와 동시에 연간 목표량을 초과 달성했다. 세 번째 모델 i30 N 패스트백은 2일 개막하는 2018 파리모터쇼 데뷔를 앞뒀다.

현대차가 개발하고 있는 N 브랜드 최상위 모델 N 전용 스포츠카의 성공 안착이 남았다. 대중 차 브랜드가 양산 차 기반 고성능 모델이 아니라 전용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업계에서 눈에 띄는 파격 행보다. N 전용 스포츠카는 고성능 차 시장 후발 주자 현대차가 축적한 기술력과 브랜드 전략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부회장의 고성능 차 실험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대중 차 브랜드라는 한계에 갇혀 있던 현대차의 틀을 깨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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