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주요 국가 5G 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장비 인프라부터 스마트폰 등 단말기까지 전방위 공략을 펼치고 있다.
5G '토털 솔루션'으로 통신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인텔 전략이다. 인텔은 스마트폰 통신칩 솔루션만을 제공하는 퀄컴과는 달리 장비 분야에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나아가 5G 기반으로 구동되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같은 뉴미디어 콘텐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인텔 5G 전방위 기술 솔루션 제공
5G는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28㎓ 이상 고주파 대역을 이동통신 주파수로 활용한다. 밀리미터파 대역에선 각 주파수 대역(100㎒) 8개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최대 800㎒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정도 대역폭을 확보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현재 상용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500Mbps급 4세대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보다 10배 이상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밀리미터파는 전파 파장이 짧아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 영향을 받기 쉽다. 이 때문에 6㎓ 이하 저주파 대역과 이미 구축돼 있는 4G LTE 등과 연계돼 서비스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5G 또 다른 특징은 1㎳ 이하 초저지연성이다. 이는 통신 신뢰성을 담보한다. 자동차, 산업 제어, 항공 관제, 드론 운행, 의료 서비스 등 높은 신뢰성을 요하는 이른바 '미션 크리티컬' 서비스에 5G 무선통신 서비스가 접목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이처럼 고신뢰성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초고속, 초저지연성 특성은 통신 장비 등 인프라에서 실현된다. 통신 사업자 인프라는 크게 무선부(RAN:Radio Access Network)와 패킷 데이터 처리 작업을 수행하는 코어 영역으로 나뉜다.
주요 장비 및 통신 업계는 기존 하드웨어 기반 장비가 아니라 인텔 제온 칩이 탑재되는 범용 서버에서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Network Functions Virtualization)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Software Defined Networking)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네트워크 코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특정 회사, 특정 장비를 활용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범용 서버를 구축한 뒤 소프트웨어로 필요한 기능을 가져와서 쓸 수 있다. 이는 곧 서비스 유연성이 담보된다는 의미다. 통신사는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쉽고 간단하게 추가할 수 있다.
미국 통신사업자 AT&T는 2020년까지 전체 네트워크 인프라 75%를 가상화하겠다는 목표다. AT&T는 한 사례일 뿐 NFV, SDN을 활용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 인텔 설명이다.
인텔은 네트워크 장비 공급사인 에릭슨, 노키아와 화웨이를 포함해 미국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텔레콤, 유럽 텔레포니카와 5토닉과 함께 5G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무선기지국인 RAN 영역에서도 플렉스 RAN 등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핵심은 데이터센터다. 5G 통신 서비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보관하고 분석해 통찰력 있는 데이터로 다시 재가공하는 것은 인텔 칩이 탑재된 데이터센터에서 이뤄진다. 인텔 입장에선 5G 통신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없던 시장'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그에 따라 매출액도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에 따르면 2015년까지 5G 인프라(데이터센터, 엣지컴퓨팅, 네트워크 트랜스포메이션) 구축에 투입되는 투자액은 세계적으로 32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단말 모뎀칩 분야에서도 선전
인텔은 내년 중반기 5G 상용 모뎀칩인 XMM8060을 탑재한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XMM8060 5G 모뎀칩은 28㎓ 이상 고주파 대역과 6㎓ 이하 저주파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LTE 때는 모뎀칩 시장을 퀄컴이 장악했지만, 5G에선 모뎀 분야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인텔 전략이다.
PC 분야에서도 5G 기술을 접목한다. 인텔은 올해 초 세계 3대 PC 업체인 레노버, HP, 델과 5G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5G 통신이 지원되는 신형 노트북 PC가 출시될 예정이다. 노트북에 5G 모뎀칩을 넣어 언제 어디서든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협력 골자다. 레노버, HP, 델의 세계 노트북 시장 점유율 합계는 50%를 훌쩍 웃돈다. 따라서 후발 PC 업체도 동일한 구성 PC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인텔은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유력 팹리스 반도체 회사인 스프레드트럼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스프레드트럼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인텔은 5G 모뎀칩 기술을 제공해 통합 솔루션으로 내놓겠다는 그림이다.
산드라 리베라 인텔 수석부사장은 “인텔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부터 코어 네트워크, 기지국, 무선 기술, 단말기용 칩까지 5G에 대응하는 모든 기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세계 유일 기업”이라면서 “통신 분야 선도 업체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