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IT로 돌보는 세계…한국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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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텔레케어 서비스 리본실버케어를 소개하는 이승엽 하이디어솔루션 대표.

IT 기술을 활용해 독거노인 건강을 챙겨주는 텔레케어 산업이 날로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태동한 복지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정부, 민간 주도로 산업이 커지고 있다.

유럽은 내년까지 텔레케어 장비가 1900만 세트 넘게 팔릴 전망이다. 현재 영국에서만 독거노인 170만명이 사용한다. 유럽 국가 대부분은 텔레케어를 하나의 산업군으로 본다. 툰스톨, 필립스, 보쉬 등 글로벌 기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텔레케어 역사는 60년에 이른다.

일본도 동참했다. 2013년 아베 총리는 고독사 문제를 IT로 풀겠다며 텔레케어 도입을 발표했다.

텔레케어 기술은 1세대를 거쳐 3세대까지 진화했다. 통신 기술 기반 독거노인 안부를 물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스마트밴드, 스마트목거리 형태 IT 기기를 사용했다. 응급상황 발생 시 위급 버튼을 누르면 생활 관리사, 소방서 등에서 출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발단은 재정난에서 출발한다. 일찌감치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국가들 사이 요양원 시설 확대 요구가 빗발쳤다. 텔레케어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당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획기적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살던 곳에 머물면서 복지 혜택을 누리는 게 건강에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2세대로 진입하면서 몸에 부착하던 기기가 동작감지 센서로 대체됐다. 집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사람 움직임, 수돗물·전기 사용량 등을 감지해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오랜 시간 전기 소비량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관리자가 찾아가 상황을 점검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획기적 서비스로 불렸지만 사고가 터진 뒤 대응한다는 한계점을 노출했다.

이후 예방, 관리 중심 체계로 개선됐다. 3세대로 넘어온 것이다. 생활 패턴 정보 수집해 응급 상황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유럽은 텔레케어와 방문 요양 서비스를 병행해 운영, 독거노인을 돌본다.

국내에서도 텔레케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독사, 자살 문제를 풀 열쇠로 주목한다. 한국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자살 위험군 규모만 60만명에 달한다. 자살 절반은 고독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공임대 주택 대상 안심센서 부착을 일정 비율 이상 늘리기로 정했다. 국가 전략 프로젝트 스마트시티에도 생활복지 분야를 지정, 텔레케어 서비스 기반을 조성한다.

민간에서는 하이디어솔루션즈가 관련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 2001년에 설립됐다. 스페인 이동통신회사와 텔레케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1~3세대 기술을 모두 갖췄다. 올해 초부터는 3세대 텔레케어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 '리본실버케어'라는 브랜드로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이승엽 하이디어솔루션즈 대표는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고독사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며 “독거노인 데이터를 통해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에도 나설 목표”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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