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워라밸'을 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심리가 더해져 워라밸은 올 상반기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궜다.
전자신문은 창간 36주년을 맞아 LG CNS와 함께 소셜미디어(SNS) 등에 언급된 키워드를 분석했다. LG CNS 스마트 SMA 솔루션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팀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SNS 등에 게시된 빅데이터 328만704건을 수집, 분석했다. 빅데이터는 네이버와 다음 카페, 블로그 등 SNS 및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수집했다.
워라밸 버즈(특정 키워드 언급 횟수) 양은 조사 대상 시작 시점인 2017년 1월 대비 지난달 200배 치솟았다. 워라밸 열풍은 갈수록 거세졌다. 최근 4개월 동안 버즈 양은 2만5048건이다. 전체 4만4616건 가운데 절반을 차지한다.
7월 최대치를 찍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처음 시행된 달이다. 전달 4870건 대비 약 두 배 많은 8824건을 기록했다. 워라밸 실현을 앞당길 아이템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을 꼽았다. 버즈 양이 2만7569건에 이르면서 다른 키워드를 압도했다.
휴가, 복지, 여가 생활, 취미, 운동, 유연근무제, 육아 등도 근로시간 연관 검색어로 주목 받았다. 휴가를 언급하면서 눈치라는 단어가 자주 검색됐다. 장기간 휴가 관심도 높았다.
제도 정착에 필요한 요건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퇴근할 때 인사 안 하기, PC 전원 강제 종료 등 참신한 제안이 꼬리에 물었다. 직장 내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현실 인식도 눈길을 끌었다.
우리 국민은 워라밸이 미치는 부작용도 염려했다. 기업은 줄어드는 근무시간을 부담으로 여겼고, 근로자는 감소할 급여를 걱정했다. 회사 주변 일부 식당가도 시름에 잠겼다.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야근과 회식이 줄어든 데 대한 불안감이다. '새벽과 야간 손님이 모두 줄게 생겼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서비스 업종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토요일 손님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편의 이른 퇴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내의 버즈 양도 높았다. '부엌일에 참견할 남편이 많아질 것'이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문재인 정부가 워라밸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버즈 양은 요동쳤다. 전문가는 이번 결과가 워라밸 시대가 열렸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52시간에 맞춰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것으로 분석했다.
[표]워라밸 관련 인기 키워드 (단위: 건, 문서 양)
(자료:LG CNS Smart SMA)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