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문점에 이어 평양 정상회담에서도 '평양냉면'이 오찬 행사 주인공으로 화제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대표 식당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했다.
남북 정상이 자리한 헤드테이블 외에 다른 테이블에는 남측 공식·특별수행원과 북측 인사가 섞여 앉았다.
리 여사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냉면이 더 유명해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는 두 가지 가운데 쟁반국수가 더 좋다”고 했다.
리 여사는 왼편에 앉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에게 “'평양랭면' 처음 드십니까”라고 물은 뒤 “판문점 연회 때 옥류관 국수를 올린 이후로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외국 손님이 다 '랭면' 소리하면서 '랭면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을 광고한들 이보다 더하겠습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석좌교수는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 집에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먹는다”고 맞장구 쳤다.
평양냉면을 주제로 한 대화에는 김 위원장도 빠지지 않았다.
유 석좌교수가 “서울에서는 평양냉면에 맛을 돋우려고 조미료를 살짝 넣는데 100% 육수 내기가 힘들어 이 맛이 안 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오늘 많이 자시고(드시고) 평가해 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김 위원장은 테이블 위 들쭉술을 가리키면서 “여러분에게 더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한 특별수행원은 저마다 평양냉면 맛을 호평했다.
가수 지코는 “제가 먹어온 평양냉면 맛의 최대치를 생각하고 먹었는데 전혀 다르더라”라며 “소스를 가미해 먹는데 밍밍하지 않고 매콤하면서도 맛이 확실히 느껴지되 자극적이지는 않은 균형 잡힌 맛”이라고 평가했다.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음미해 보면 깊은 맛이 있는 것 같다”며 “집사람에게 여기서 먹은 냉면의 맛을 전해주겠다고 얘기하고 왔으니 그 맛을 잘 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과 수행원은 삼삼오오 모여 대동강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평양공동취재단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