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특집]<특별인터뷰>이준우 구미전자공고 교장 "일자리 수요 공급 원칙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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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서울에서 200km 떨어진 구미시. 국립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중심에 위치한다. 구미전자공고는 최근 5년간 평균 취업유지율 98%를 자랑한다. 구미전자공고는 2013년 마이스터고 1기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2017년까지 5년 연속 취업률 98%를 넘겼다.

기업은 쓸 만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학교는 학생들 취업에 목을 매는 현실. 벤처 신화로 불렸던 팬택에서 CEO를 한 후 모교인 구미공업고등학교에서 제2 인생을 사는 이준우 교장. 치열한 산업 현장에서 교육계로 자리를 옮긴 그와 함께 문재인 정부 최대 국정 과제 일자리 수급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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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는 수요·공급 원칙을 따라 관리해야

이준우 구미전자공고 교장은 “일자리 창출 핵심도 수요·공급 원칙에 있다”면서 수요자 요구에 맞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수요에 맞춰 진행하면 효과가 크다. 기업이 사람을 뽑을 시기에 맞춰 정책을 지원하는 식이다.

대부분 인력이 취업하고 싶은 곳은 '공기업〉대기업〉중소기업' 순이다. 이 교장은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이 순차적으로 채용 시기만 조절해도 효과적으로 일자리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이 먼저 나서 채용 계획을 내놓으면 인력 시장에 숨통이 트인다.

◇시장에서 매력 있는 물건이 되라

기업은 구미전자공고 학생을 서로 데려가려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치는 간단한다. 시장에서 가장 매력 있는 물건이 잘 팔린다. 기업이 데려가고 싶은 인재를 양성한다. 이 교장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자주 조사한다”면서 “산학협력협의회를 통해 분기에 한 번씩 기업이 원하는 방향을 듣는다”고 말했다. 구미전자공고는 경북에 있지만 수도권 등 전국을 다니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 수요를 경청한다. 3년에 한 번식 CEO포럼도 연다. 작년에 열린 CEO포럼에 전국에서 200여곳 기업인이 참석했다.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학교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CEO 간 교류로 산학협력을 확대한다. 재학생은 성공한 CEO가 되는 꿈을 키운다. 구미전자공고는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는 현장 실무수업을 한다. 학생 중심 학습 방법을 개발해 교육 활동을 지원한다.

이 교장은 “꿈과 끼를 겸비한 학습형 인재를 키운다”면서 “산업 수요에 맞춘 맞춤형 교육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이 원하는 인력 양성

구미전자공고 최대 강점은 현장에 바로 투입하는 인력 양성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지만 이공계 전문대 과정과 비슷하다. 1학년은 기초를, 2학년은 심화, 3학년은 응용과정으로 이뤄진다.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하면 전공기초와 컴퓨터를 비롯해 기초학력을 신장하는 과목을 배운다. 구미전자공고는 방학에는 외국어와 전공실무능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사교육은 거의 없다. 이 교장은 “1학년에 들어와 기초를 닦고 2학년부터 세부전공을 나누며 전문동아리 활동과 영마이스터 경진대회 등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전공을 충분히 학습한 졸업자에게 체력과 외국어 능력을 원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방학 때 학생 몇몇이 영어 사교육을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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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경로를 확실히 수립

구미전자공고는 방과후 과정에서 일자리 미래를 찾는다. 언어와 프로젝트, 실무 중심으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한다. 3학년 방과후 학습은 취업 맞춤형으로 공기업·대기업, 기술강소·중견 기업 준비반으로 나뉜다.

이 교장은 “학생이 원하는 일자리 경로를 확실히 나눠 맞춤형으로 준비한다”면서 “공기업과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학생과 기술강소기업에 가고 싶은 인재에 따라 다르게 교육한다”고 밝혔다. 공기업과 대기업을 원하는 학생은 공채에 대비한다. 기술강소기업반은 제품개발과 품질관리, 해외기술 영업, 생산기술설비유지보수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 교장은 “시장에서 일자리는 기술강소기업에서 나오는데 학생과 학부모는 주로 대기업과 공기업을 선호한다”면서 “양쪽을 나눠 목표를 두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동료에게 인정받자

이 교장은 “동료에게 인정받는 사람”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기업에 들어가면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 등 3부류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동료에게 최고 평가를 받는 인재가 필요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기업에 들어갈 때 협력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이 교장은 “구미전자공고는 입학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며 동료와 생활하는 법을 익힌다”면서 “기본 전공 실력을 쌓고 더불어 협력하는 인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구미전자공고는 철저한 기숙사 관리로 유명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학생도 공동생활 문제가 지적되면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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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능력 배양에 집중

인재는 우수 교직원이 뒷받침 된다. 구미전자공고는 산업체가 원하는 전공이나 과정을 신속히 교과과정에 반영하는데 애쓴다. 이 교장은 “교과과정은 1년 마다 바꿀 수 있지만 교육은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학생이 필요한 신설 과목은 우선 방과후 수업에서 시도해본 후 정규 교육과정으로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교사가 우선 관련 과목을 연수해 수업역량을 확보한 후 정규 교육과정 변화를 도모한다.

◇학교도 시스템 경영

이 교장은 구미전자공고 취임 후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도입한 품질경영 기법 6시그마를 학교에 맞게 변형해 전파했다. 학교 내 다양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현재 수준을 계량화해 평가한 다음 개선하고 유지하는 경영 기법이다. 교장이나 교사 등이 바뀌어도 학교는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지속가능하다. 이 교장은 벤처 신화로 불렸던 팬택의 마지막 최고경영자(CEO)였다. 이 교장은 1993년 팬택에 산학협력 연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팬택 기업회생과 인수합병(M&A)를 지휘했다. 이 교장은 “'일신우일신(날마다 새롭다)'을 올해 학교 경영 방침으로 세웠다”면서 “매일 새로운 시도로 지속가능한 학교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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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는?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는 1954년 구미농업고등학교로 개교했다. 1977년 국립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로 전환했다. 2008년 10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한국형 마이스터고)로 선정됐다. 이후 전국 마이스터고 운영성과 전국 1위 등을 기록하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취업유지율이 평균 98.1%에 이른다.

구미전자공고는 한 학년당 14학급 280명이 재학 중이다. 1학년때는 기초 전공 학습을 거쳐 2학년부터 △전자회로 설계 △전자시스템 제어 △자동화 시스템 △로봇제어 전공 등으로 나뉜다. 전자회로설계 전공은 전자회로와 PCB 설계, CAD 전문가, 반도체 집적회로와 배치회로설계 전문가 역량을 키운다. 전자시스템제어 전공은 HW와 SW를 겸비한 IT융복합 전문가를 양성한다. 전자기기 설계와 제작·제어, PC기반 시스템 제어와 운용 전문가를 목표로 한다.

자동화시스템전공 전공은 자동제어시스템 유지·보수·운영 전문가가 된다. 자동화 장비 설계와 제작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로봇제어전공은 지능형 로봇 설계·제작·제어 전문가, 산업용 로봇 운용·유지보수 전문가를 육성한다.

구미전자공고 2018년 입학생은 경북과 구미 출신이 61.4%이며 타 시도에서 38.6%가 지원했다. 남성이 77.5%, 여성이 22.5%다. 2월 졸업생 263명 중 59%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취업했다. 23%는 대구·경북, 대전·충남(8%), 부산·경남(5%), 기타 (5%) 순이다.

학생들은 영마이스터 경진대회 등에 참가한다. 교육활동 결과물을 공유한다. 컴퓨터 활용능력과 영어 스피치, 창의 작품 제작 등에 참여한다.

<구미전자공고 5년간 졸업생 취업률 현황>

[36주년 창간특집]<특별인터뷰>이준우 구미전자공고 교장 "일자리 수요 공급 원칙 따라야"

구미=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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