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산업혁명이 생산, 대량생산, 개인화 형태로 진화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맞춤으로 생산해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없이는 상위 서비스도 불가능해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18일 서울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9월 정기조찬회에서 김성혁 LG전자 센서솔루션연구소 센서솔루션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센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서울대에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LG전자에 합류해 LG 스마트폰 간판 기능인 '노크온'과 지문인식 센서 등을 개발했다.
그는 “무인 점포인 '아마존고', 식당 내 단순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베어로보틱스', 음식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 같은 신규 서비스의 핵심은 굳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언택트'(Un+Contact)”라면서 “산업과 고객 간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에 이 간극을 메꿀 수 있는 데이터와 초연결성이 중요하고 이 역할을 하는 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도 조명을 자동으로 켜고 끄는 스마트홈이나 비가 오면 자동으로 와이퍼 움직이는 속도라 바뀌는 스마트카 등 모든 스마트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센서가 필요하다. 발을 갔다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냉장고, 진동이 적은 세탁기, 사람을 인식해 온도나 풍향을 조절하는 에어컨 등 센서로 구현하는 핵심 기능은 곧 제품 차별화와 직결된다.
김 팀장은 5G 상용화와 함께 센서 효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 빅데이터 분석에 허점이 있지만 5G가 상용화되면 많은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팀장은 “5G 인프라가 갖춰지면 다양한 종류 센서를 하나의 모듈로 만드는 '하이퍼센싱' 영역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다양한 센서가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빠르게 처리해 분석하면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센서 시장은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급격하게 켜졌다. 센서는 군사용으로 쓰일 만한 성능의 센서가 소비자 제품에 탑재되고 개당 1000달러였던 센서 가격은 0.1~0.2달러로 떨어졌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개별 단가가 떨어지면서 매출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세계 최대 센서 업체 중 하나였던 인벤센스가 아이폰용 센서 공급 이후 점차 기업 가치가 떨어지며 일본 TDK 인수되는 등 산업 구조도 변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기존에는 기술을 가진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센서가 공산품화되면서 오히려 시스템과 플랫폼을 가진 업체와 주도권을 쥐게 있다”면서 “센서를 서비스와 연계해 솔루션이나 시스템 형태로 제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원천 기술과 재료 경쟁력을 가진 업체만 살아남는 시장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