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정부 지원 끝나...발전 로드맵이 나와야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인 센서 산업의 한국 점유율이 1%대에 머물러있는 가운데 2020년 이후 정부 지원 조차 끝나면 무방비 상태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활용 분야와 연계한 발전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정책관은 한국센서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국내 센서 사업은 소자 보다 모듈과 시스템, 단순 감지 센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요 기업과 연계가 불충분하고 우수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도 문제”라면서 “소자 원천기술 확보와 기업간 협력 강화, 실무 중심 전문인력 양성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다. 세계 센서 시장 규모는 올해 1522억달러에서 2023년 2834억달러로 연평균 13.2%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크지만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이 세계 시장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센서 시장 규모는 약 57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3.7% 비중에 그친다. 한국 기업 점유율은 1.7%로 더 낮다. 국내 센서 기업수는 215개로 이 중 88.6%가 매출 10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핵심부품(소자)을 수입해 가공·조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국내 전자·자동차 분야 대기업이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산업부는 '세계 4대 센서강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1508억원 예산을 확보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센서 산업 고도화 전문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단계 핵심 기반 기술개발에 307억원을 지원했고, 올해 시작한 2단계 응용·상용화 기술 개발에 165억원을 지원했다.
2020년 사업 종료를 앞두고 동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내년 센서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10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첨단센서 고급 인력양성 사업 예산도 기존 연간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0년 과제 종료 이후 지원 전략도 마땅치 않아 국내 센서 산업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휘강 산업부 전자부품과 서기관은 “정부에서도 센서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 이후 센서 산업 지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센서 4대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무라타 등 글로벌 센서 기업들이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라며 “현재 기술개발 사업이 단일 제품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향후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센서 활용 분야가 확장하는데 이와 연계한 융합 시스템이나 솔루션으로 사업 기획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