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회장 황창규)와 KT엠하우스(대표 조훈)가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만들어 경기도 김포시에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약 100억원 상당이다.
김포시와 KT, KT엠하우스는 이날 '김포시 전자형 지역화폐 구현' 위한 3자 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발행·유통되는 지역화폐는 내년 상반기 김포시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만 약 90종 이상의 지역화폐가 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주로 실물 상품권 형태로 유통된다.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KT가 김포시에 도입하는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용도와 목적에 맞는 다양한 지역화폐 발행과 유통을 위한 플랫폼이다.
KT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콘트랙트'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코딩 가능한 화폐가 발행될 수 있고, 중개자 없는 직접 결제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 데이터 누락 없이 신뢰도 있는 정산이 가능해진다. 분산원장 기술 기반으로 이중 지불, 위·변조, 부인 및 부정 유통 등을 원천 차단한다.
KT는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 바탕으로 김포시 지역화폐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QR코드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령 인구와 신도시 구축으로 유입된 30~40대 인구 비중 등 김포시 지역 특징을 고려했다.
QR코드와 선불카드 모두 가맹점에서 별도 결제 단말기를 갖추지 않고도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 김포시민과 가맹점의 지역화폐 수용 공산이 클 것으로 KT는 전망했다.
소상공인에게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김포시장에서 지역화폐를 받고 생선을 판매한 A씨는 물건을 판매한 대가로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을 본인 은행 계좌로 즉시 입금 받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가운데 태환 기능이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내 소비자와 가맹점의 이용 편의성, 유통 과정의 투명성, 운영 효율성이 대폭 높여지는 만큼 종이 상품권 형태로 유통되던 지역 화폐와 달리 지역 내 경제 활성화에 실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시는 내년부터 지급되는 청년 배당, 산후조리비,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블록체인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다. 연간 1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KT는 김포시를 시작으로 전국 160여 지방자치단체 대상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전자 투표, 시민참여, 보상 등 지자체 행정 혁신을 위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문정용 KT 블록체인 사업화 TF장은 “김포시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시민에게 사용 편의성과 정보 투명성을 제공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첫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KT가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KT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초당 10만건 거래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금융, 데이터 저장, 인증, 에너지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