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주력한다. 올 하반기에 선천성 고인슐린증 등 후보물질 임상에 들어간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선천성 고인슐린증, 단장증후군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2개 후보물질이 올해 임상 1상에 착수한다.
한미약품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 선천성 고인슐린증치료제(LAPSGlucagon Analog)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의약품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했다. 환자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 1회 투여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올해 1상에 본격 돌입한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치료제는 2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위를 인정받았다.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제도다. 세금감면, 허가신청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받을 경우 시판허가 승인 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있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LAPSTriple Agonist)도 개발한다. 이 신약은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항염증 작용,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신약 후보 물질이다. 회사는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지방간·간 염증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주 1회 제형 비알콜성 지방간염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임상 1상에 본격 착수했다.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도 임상 1상에 들어간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수술적 절제로 전체 소장 5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것이다. 국내 1만여 명이 앓고 있는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전문 제약사 샤이어가 개발한 가텍스가 유일한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기존에 출시된 약물과 차별화된 단장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다는 전략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한미약품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가 R&D에 사활을 거는 분야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매년 11.3% 성장세다. 2022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3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가 규정한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인구를 파악할 수 없는 질환을 일컫는다.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는 환자들도 많다.
권세창 대표는 “R&D 투입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제약산업에 희귀질환 치료제는 가장 적합한 분야”라면서 “자사는 FDA 희귀약 지정을 받은 선천성 고인슐린증 등 3~4개 희귀질환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다른 희귀질환 치료 후보물질 발굴에도 나설 것이며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