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벌어진 성희롱 사건, 이른바 '스쿨 미투' 폭로가 대전에서도 나왔다.
대전 모 여고에서는 올해 초부터 교사 10여 명이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일삼았다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제보가 나왔다.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들어진 'A여고 공론화 제보정리' 페이지에는 "화장실에서 옷 벗고 기다리고 있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내가 10년 만 젊었으면 00동에 있는 여자와 모두 성관계를 했을 것이다", "가슴은 만지면 커진다.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부탁하라", 여자가 납치당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짧은 바지 때문이다"라는 등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또 다른 교사는 "미투가 무서워서 학생들 때리는 것도 못 하겠다. 너무 깐깐하다"는 등 미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미투 폭로가 연달아 올라오자, 학교 측은 가장 많이 언급된 교사 중 2명을 수업에서 배제했다.
대전시 교육청 감사관실도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에 나섰으며, 학생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 교사들을 엄중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쿨 미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적발 되더라도 '송방망이 처벌'로 끝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6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지르는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의 학생대상 성추행·성폭행 징계건수는 2013년 20건에서 2014년에는 15건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이후 2015년 36건, 2016년 51건, 2017년 60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징계수위가 경징계 처분에 그친 사례도 182건 중 34건이나 되는 것도 문제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학생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할 경우 대개는 파면과 해임이 이뤄졌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정직이나 감봉 견책 등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곳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