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IT 기업 알리바바 그룹을 이끄는 마윈이 내년 9월 10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그의 후계자 장융에게 이목이 쏠린다.
마 회장은 10일 인터넷으로 성명을 내고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알리바바 설립 20주년 기념일인 내년 9월 10일 알리바바 이사회 회장 자리를 장융 최고경영자(CEO)에게 물려준다"고 밝혔다.
그는 장융에 대해 "누구에게도 비할 수 없는 뛰어난 지성을 지녔고, 우리 사명과 비전을 소중하게 여긴다"며 "책임감과 열정은 물론 혁신과 창조적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할 배짱을 지녔다"고 소개했다.
46세의 젊은 나이인 장융은 상하이재경대학에서 금융을 전공했으며, 2007년 알리바바 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게임 회사인 '샨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맡았다.
이어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임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알리바바에 합류한 후에는 굵직굵직한 사업을 맡으며 알리바바 그룹 대표 쇼핑몰인 '타오바오' 수익 확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한 것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11월 11일 '광군제(독신자의 날)' 할인 판매 행사였다.
그의 주도로 2009년 시작된 이 행사는 시작 당시 5000만위안(약 82억원)의 매출이 지난해 1680억위안(약 28조원)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아마존 '프라임 데이'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소비자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와 함께 알리바바 그룹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유쿠투더우 인수 등 전략적 인수합병,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신유통' 전략 등 그룹의 중대한 사업을 이끌었다.
이런 수완에 힘입어 장융은 마윈 회장의 절대적 신임 아래 타오바오 CFO, 티몰 대표, 알리바바 최고운영관리자 등을 역임했으며, 2015년 드디어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에 개방적 태도를 보여 사내에서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뜻의 '샤오야오즈'라는 별칭을 얻었다.
마윈의 은퇴로 이제 그는 임직원 8만6000여명, 시장가치 4200억달러(약 470조원)에 달하는 중국 최대의 IT기업을 이끌게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은 가족 내 승계가 만연한 아시아 기업경영 문화에서 마윈의 전격적 은퇴와 젊은 후계자 지정이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1400여명의 아시아 억만장자를 20여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85%가 경영권 승계를 단행했지만, 가족경영은 2대에서 생존할 확률이 30%, 3대에는 12%, 4대에는 3~4%로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