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제9 행성에서 왜소행성으로 강등된 명왕성에 다시 행성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새로운 논문이 제기돼 명왕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됐다.
10일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센트럴플로리다대학 행성 과학자인 필립 메츠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0년간의 학술 문헌을 검토한 결과, 명왕성의 행성 탈락 이유가 된 '깨끗한 궤도' 조항은 역사적으로 근거 없는 잘못된 기준이라고 과학저널 '이카로스' 최신호에 밝혔다.
국제천문학연합(IAU)가 지난 2006년 표결로 행성의 정의를 바꿔 명왕성을 탈락시킨 근거로 삼은 기준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행성이 △태양 주위를 돌고 △구형을 유지할 수 있는 중력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질량을 갖고 있어야 하며 △궤도 상에 다른 천체가 없어야 하는 등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명왕성은 앞의 두 가지 조건은 충족했지만 태양을 도는 궤도가 얼음과 암석이 몰려있는 '카이퍼 벨트'와 겹쳐 마지막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고 왜소행성 '134340 플루토'로 강등됐다.
메츠거 박사 연구팀은 그러나 이 세 번째 기준이 규정을 바꿀 당시에는 과학자들이 소행성과 행성을 구별짓는 표준으로 주장돼 받아들여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지난 200년간의 학술문헌을 검토했지만, 이 기준을 적용한 연구는 1802년 태양계에서 최초로 왜소행성 '세레스'가 발견된 직후 단 한 차례밖에 없었으며, 그마저도 나중에 틀린 것으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메츠거 박사는 "IAU 행성 정의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개념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며 이런 잘못된 정의로 인해 "우리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복합적이고 흥미로운 행성을 배제하게 됐다"고 했다.
지질학적으로 명왕성은 지구 다음의 가치를 갖고 있으며, 화성보다 더 역동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뉴허라이즌스호 관측을 통해 명왕성에는 거대한 얼음산과 지표면 밑 대양, 구름이 있는 다층 대기, 고대 호수 흔적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