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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革新), 사전적으로는 묵은 관습과 방법을 바꾸어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익숙한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일이 맞을 수 있겠다. 보호색처럼 편안해져서 알아차리지 못하던 무늬를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갖는 일이다. 경영에서 이러한 혁신을 해석하는 눈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왔다.
전통 경영학에서 혁신은 인력 및 기술과 생산 공정, 이에 따른 비용절감을 이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인터넷이 이끄는 정보기술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기술이 그 변화를 눈에 띄게 주도해 왔다. 디지털기술이 일상을 지배하는 뉴노멀을 지나는 현재는, 경쟁제품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형태로 진화해 가고 있다. 키보드 자판방식의 핸드폰이 주류를 이루던 모바일 시장에 터치스크린 UI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아이폰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회사 제품의 성능과 사양을 질문하면 청산유수처럼 대답을 하던 기업대표가 '당신 회사의 제품(서비스)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는 많은 대표들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너무 기본적인 이 질문 앞에 머뭇거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조건 싸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 IT시장의 현실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IT중소기업 대표들의 경우 기술경쟁력과 가격 경쟁력만을 강조하여 새로운 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제품이 주는 철학 및 본질적인 가치보다 기술에 매몰되어 생각하게 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하지만 시장은 가치제공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고 우리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제품은 도태되는 냉혹한 현실을 빨리 인지해야 한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고자 할 때 구매자들의 제품구매 판단의 기준은 무엇인가? CPU와 메모리, 화소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는가?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처리속도와 통화품질 등이 기본적으로 고스펙으로 상향 평준화되어 있어 이전처럼 성능에 의존해 구입하기보다는 제품이 전달하는 가치와 차별화된 마케팅에 따라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과잉 충족된 기술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만들어 또다른 파괴적 혁신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반면에 ‘아이들에게 놀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던 레고와 블록버스터라는 공룡에 맞서 파괴적 혁신을 만들어 낸 넷플릭스가 새로운 눈으로 가치혁신을 만들어낸 본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작에만 몰리는 현상을 고민한 결과 자체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고, 모바일 이용고객들의 사용패턴을 분석해 전 시즌 사전제작의 형태를 취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콘텐츠로 수익창출을 하는 등 사람을 이해함으로써 항상 변화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기업이 고객들에게 가치의 다양성 속에서 내가 선택한 하나의 가치를 고집하려는 것,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 것은 기업의 브랜딩과도 연결되어 있다. 스티브잡스는 그가 떠나 있던 동안 애플이 놓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연산 및 프로세스의 속도나 경쟁사와의 차별점이 아니라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그들의 가치를 고민했고 이를 마케팅의 본질이라 여겼다. 명품시장은 또 어떤가. 동일한 소재와 디자인이라 해도 수 백 배의 가격 차이를 감수 하고라도 선망하게 되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샤넬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다양한 기능과 성능이 뛰어난 것만으로는 제품이 팔리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효율이 아니라 가치를 소비하는 시대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시장에서 팔릴 수 있다. 지금 멈춰 생각해보자. 과연 당신이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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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 차은정
이케이허브 대표/ 경영지도사
중앙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정평경영컨설팅 협동조합 대표 컨설턴트 평가위원(TIPA, KEIT, IITP, KOCCA)
글로벌 상용소프트웨어 백서 총괄위원(IITP)
前 에스제이나인 대표
前 현대투자신탁증권(現 한화투자신탁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