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아날로그로 가기가 어려운만큼 인공지능(AI)도 한번 시작되면 다시는 디지털이나 아날로그로 가지 못할 것이다.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로봇, 자동차, 단말 등 여러 분야에서 AI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에서 AI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대세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비해 LG전자가 AI를 전자기기에 접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LG전자는 재작년부터 시작해 가전 기기 1000만대에 와이파이(Wi-fi)를 심었다”며 “AI를 (가전 기기에) 하나씩 심어가면서 AI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CES와 금년 IFA만 비교하더라도 AI 카테고리가 넓어지고 있다”며 “전체 전략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면서 AI 적용 기기 비율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AI를 육성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3대 개방형 혁신 전략으로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 △오픈 파트너스를 내세우며 외부와 활발한 협업을 진행한다. AI 분야는 연관 기술 분야가 많은 만큼 연구소·학교와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 부회장은 “AI 기술 범위가 폭이 넓기 때문에 한 부분 인수하거나 해서 해답을 낼 수 없다”며 “토론토 대학 등 학교와 해외에 LG전자가 가진 연구소·사설 연구소와 연결하는 개방형 전략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로봇 사업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올해 초 H&A 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 산하에 로봇PMO(Program Manag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했다. 로봇PMO는 로봇 사업화를 위해 개발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관여한다. LG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로봇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로봇 개방형 혁신 전략을 위해서도 중요 역할을 한다.
조 부회장은 “로봇 분야는 지난해까지 기술 중심으로 운영했었는데, 올해 초 PMO 조직을 만들어서 운영한다”며 “향후에도 로봇 분야는 사람·조직을 많이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현재 태동기에 있는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가진 AI·빅데이터 역량과 결부한다는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로봇 사업은 최근 들어 하고 있지만 연구는 오래 전부터 끈을 놓지 않고 해왔다”며 “AI·빅데이터와 연결된다면 성과를 내는 사업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향후에도 개방형 혁신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사업전략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LG전자 조직이 미래사업 위주로 재편됐기 때문에 당분간 큰 조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G전자는 지난해 말에 조직개편으로 미래사업 쪽으로 (조직 구조를) 많이 돌려놨다”며 “뉴비즈니스센터,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리서치 합쳐서 통합한 A랩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준비하는 부분에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고, 전자 쪽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를린(독일)=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