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에게 내려진 하반기 해외순방 '특명'은…성과모색 위해 재계 임원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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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모습<출처:청와대>

대한상공회의소가 문재인 대통령 하반기 해외 순방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대기업 임원 중심으로 실제 비즈니스 협력효과를 높이는 개선책을 수립한다. 정부가 '실용' 순방을 내세우면서 대기업 부담만 키웠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한상의는 31일 대기업 임원을 모아 경제사절단 개선 방안과 경제외교 성과 도출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명은 '주요 그룹 국제 협력 전문가 간담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그룹 등 임원이 참석한다. 경제사절단 담당부처라 할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학계, 연구기관 관계자도 참여한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5일 이들 기업을 포함한 10여개 대기업 실무 담당자로부터 경제사절단 운영 형태 문제점과 애로 사항 등을 청취했다. 기업인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들러리 선다'는 비판을 불식하고 다양한 분야 비즈니스 협력을 끌어내겠다는 의도였다. 대한상의는 회의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실무진 회의에서는 대통령 해외 순방 '형식' 개선에 주력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순방 콘텐츠 등 '내용' 중심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현안을 상세히 알고 있는 임원진 회의 참여를 독려한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9월부터 하반기 해외 순방이 줄지어 있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9월 말 미국 뉴욕 유엔(UN)총회 참석이 높다. 10월 중순에는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4~5개국 유럽 순방 일정도 예정됐다. 11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급 인사와 연쇄회동을 갖는 등 '세일즈외교'에 돌입한다.

벨기에의 경우 아스트리드 공주가 지난해 6월 역대 최대 규모인 258명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유럽에서 온 첫 귀빈이었다. 문 대통령도 유럽 순방에서 비슷한 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대기업 임원과 머리를 맞대고 해외 순방 예정지 현안을 사전 점검한다. 경제사절단 형태는 물론이고 행사 내용, 분위기 등에 변화를 줄 방침이다. 기존 순방계기 열리는 경제인 행사를 확대, 개최하는 것 보다는 기존 행사에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재계는 대한상의가 해외 순방 성과 창출을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것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심리적 압박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관계자는 “현지 투자계획 등 순방지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서 정부의 기대치도 있을 것”이라며 “대놓고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알아서 준비는 해야 하는 입장이라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대한상의가 대기업 중심으로만 현안을 논의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순방 참여 문호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업계가 실효성 높다고 평가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는 이미 대기업 중심 현안 해결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는 “현 정권에서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중견중소기업의 의미 있는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며 “모든 지역에 대기업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순방지역별 컨셉에 따라 기업이 선택과 집중하도록 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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