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과 육아가치를 보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등장했다.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의식주 관련 모든 경제·문화 활동을 토큰 이코노미로 구현했다. 보상으로 받은 토큰은 다시 지역 경제에 사용, 탈중앙화된 지역 커뮤니티 경제를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크로스체인테크놀로지(대표 정상호)는 가사노동과 육아 가치를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델리오'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델리오는 가사와 육아를 하는 전업주부나 일반 가족 구성원에게 토큰을 지급한다. 빨래, 청소, 식사준비, 반려동물 관리,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 정리 등 다양한 가정 내 활동을 토큰으로 보상하는 형태다.
보상 지급과 함께 게임화(게이미피케이션) 모델 적용으로 자율 가사노동 참여를 유도한다. 가사노동 개념을 '힘든 일'이 아닌 '즐거운 일'로 전환하고 경제 가치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상으로 지급하는 델리오 토큰은 다양한 홈 브랜드 상품이 입점한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 결제에 활용 가능하다. 매장에서 별도 단말기 설치나 수수료 없이 델리오 토큰을 받도록 자체 지불결제(PG)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에서는 모바일기기에 앱 설치만으로 델리오 토큰을 활용한 오프라인 QR 결제 등을 지원할 수 있다. 결제에 쓰인 델리오 토큰은 다음 날 바로 현금으로 바꿔 대금을 지급한다.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 등을 제조하는 기업 참여도 논의 중이다. 가정과 기업을 연결하는 'H2B(Home to Business)' 파트너다. H2B 파트너는 델리오 플랫폼에 쌓인 양질 홈 데이터를 제품 개발과 유통, 고객관리,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한다.
고객과 기업이 제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 유통, 판매를 함께하는 '공동창조(코크리에이션)' 역시 델리오 플랫폼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글로벌 가정용품 브랜드와 렌털기기 업체, 생활협동조합 등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가전제품을 델리오 디앱(DAPP)으로 조작하는 통합 인터페이스도 준비 중이다.
정상호 대표는 “가정에 제품을 팔아 성장한 기업이 가사노동에 대한 정당한 노동 대가를 보상하는 사회공헌 관점에서 관심을 보인다”면서 “델리오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이익도 함께 제공하는 의미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