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상하이 지역 일부 여행사에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고 조만간 상하이 전체 여행사로 허용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완화될 전망이다.
23일 중국 관광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관내 여행사 3∼4곳에 앞으로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다만 이번 단체관광 허용은 상하이 전체 여행사가 아닌 몇몇 여행사에만 국한됐다. 이는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상하이 전체 여행사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모객을 위해 신문, 인터넷 광고 등을 이용할 수 없고, 기존 고객연락망 등을 활용하는 오프라인 방식 영업만 할 수 있다.
앞서 한국행 단체관광이 허용된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등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의 회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도 붙었다.
아울러 전세기 운항 금지, 크루즈선 정박 제한도 아직은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시의 4개 정도 여행사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허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모든 여행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는 상징성이 커 가장 늦게 한국 단체관광 금지가 풀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라며 "상하이의 단체관광 재개로 향후 저장성, 장쑤성 등 인근 지역도 같은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상하이시가 가세하면서 작년 3월 본격화한 '사드 보복' 이후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된 지역은 베이징시, 산둥성, 후베이성, 충칭시 등 5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제한적 방식으로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됐지만 상징성은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시, 저장성, 장쑤성 등을 포함한 화둥(華東)지역은 기존에 한국 단체관광 송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화둥지역은 중국에서 주민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가 기존에 한국 단체관광객이 많았다는 점에서 단체관광 재개가 본격화하면 회복력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에 상하이가 추가된 것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달 비공개로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뒤 나온 것이라 향후 사드 관련 추가 제재 완화도 예상된다.
올해 들어 중국인의 한국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중국-제주도의 경우 운항을 중단했던 항공사들이 노선을 재개하고 있으며, 베이징 여행사들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촉 활동까지 나서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사드 여파로 중단된 선양(瀋陽) 롯데월드 공사도 재개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의 제재 고삐가 조금씩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해 10월 한중간 사드 공동 발표문 이후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라면서 "연내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