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바이오 경제 시대로 재편한다. 바이오는 신산업을 창출하고 국민 보건 수준을 높이는 핵심 영역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장악한 기존 바이오산업에서 우리가 선도할 무기를 찾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실현할 바이오 강국 모습은 '플랫폼' 선진국이다. 세계 수준에 도달한 의료 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묶을 도구는 플랫폼이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씨앗으로 신약, 의료기기,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하는 바이오 플랫폼 비즈니스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전자신문은 바이오 강국 실현 방안으로 데이터 기반 바이오 플랫폼 비즈니스 비전과 구현 방안, 성공사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핵심은 '데이터'다. 우리나라는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를 기록한다. 국민 건강보험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마련했으며, 세계 최초 5세대 통신 서비스 구현이 눈앞에 뒀다. 바이오 빅데이터와 활용 기반이 구축됐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참여자와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산업 생태계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 핵심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플랫폼 비즈니스 물결이 일어난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다. 진료 정보, 유전자 정보, 생활습관 정보 등 데이터 기반한 맞춤형 치료가 강조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켜 효용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드는데 플랫폼은 필수 도구다.
구글, MS,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은 클라우드를 매개로 바이오 빅데이터를 한 울타리 안에서 활용토록 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한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독자 개인 건강 플랫폼을 구축했다. 의료 정보를 가공해 연구, 상업화하기 위한 국제컨소시엄 '오딧세이'도 14개 국가 200여개 기관이 참여할 만큼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도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생태계 구축이 시작됐다. 국내 40여개 병원이 의료정보를 익명화, 표준화해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유전체 분석 기업은 확보한 유전 정보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신약 개발 등으로 확장한다. 개인건강기록(PHR), 생활습관정보 등을 은행처럼 보관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시장도 탄생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바이오산업 역사가 짧다. 여전히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무른 기업이 많다. 기술과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민첩한 대응이 어렵다. 결국 공급자와 수요자를 빠르게 연결하고, 기반기술과 혁신 기술을 융·복합하는 동시에 적재적소에 체계적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백만기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은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은 다양한 참여자 협업을 유도해 새로운 혁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세계 산업 경계가 사라지고, 산업 간 협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나아갈 할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