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동원 영화는 아니지만 8월이 가기 전에 볼 만한 영화는 무엇일까?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 실화에 기반한 윤종빈 감독의 〈공작〉과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살인을 목격한 후 내가 놈의 다음 목표가 된 이야기를 다룬 〈목격자〉는 전혀 다른 소재를 선택하지만 정서적인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 누군가 행동을 알게 됐을 때! 국가와 차원 선택!
두 영화는 모두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행동을 내가 알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공작〉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질문을 던지고, 〈목격자〉는 개인 차원, 혹은 소집단 차원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두 작품이 바라보는 영역이 크게 차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공작〉은 큰 하나 사건으로 우리나라 전체에 영향을 주고, 〈목격자〉는 개인과 지역 사건이지만 국민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측면에서 에피소드 시작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작〉에서 황정민(흑금성 박석영 역)은 북풍 공작이 벌어진다는 것을 비밀스럽게 알게 되고, 〈목격자〉에서 이성민(상훈 역)은 아파트에서 살인이 벌어지는 순간을 은밀하게 목격한다. 이성민은 두 영화에서 모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 훔쳐보는 사람을 또다시 훔쳐보기
영화는 다른 사람의 삶과 인생, 마음을 대상으로 한 훔쳐보기 예술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훔쳐보는 것 중에서 가장 짜릿한 것은 훔쳐보는 대상을 또다시 훔쳐보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것을 나는 훔쳐보면서 알고 있다고 긴박감을 느끼는 사람을 또다시 훔쳐보는 것은 마치 전지전능한 존재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공작〉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실화 속에 들어간 황정민과 이성민은 다른 의도를 가진 세력들의 행태를 보게 되고 그것을 목격한 두 사람의 모습을 관객은 다시 은밀하게 된다. 관객이 마치 실제 사건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긴장하며 몰입하게 되는 이유이다. 〈목격자〉에서 살인자를 몰래 보게 된 이성민을 관객은 어두운 극장 안에서 다시 몰래 보게 된다. 따라서 관객은 살인사건에 대해 놀라며 안쓰럽게 생각함과 동시에 이성민이 범인에게 위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긴장해 관람하게 되는 것이다.
〈목격자〉와 〈공작〉처럼 동시기에 같이 상영 중인 영화는 서로 다른 이야기일지라도 공통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공통적인 정서와 감성이 있는지 서로 다른 내면의 감정이 있는지에 따라, 동반 흥행을 할 것인지 아니면 경쟁 상대가 될 것인지가 정해진다는 점은 텐트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높이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