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이나 회사 구내 식당 등에서 집단 감염 발생 우려는 언제나 있습니다. 식중독 원인이 되는 균류를 걸러줘야 합니다. 여느 조리실이나 식품 가공장에서 비전문가도 간편하고 빠르게 대장균(군)을 검출하는 자가 검사 시스템 마련은 곧 농산물 분야 4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상대 아이엠헬스케어 대표는 국립농업과학원과 공동 개발한 '농식품 위생상품 점검 대장균(군) 검출기'를 사물인터넷(IoT) 기술 가장 말단의 센서에 비유했다. 농식품 유통 종착지인 식당 조리실 등에서 위생지표 데이터를 확보, 국민 보건을 지키고 오염원을 역추적 및 집중관리하는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쓰이는 표준분석법은 시료 도마나 칼, 식품 재료 등에서 시료 채취 후 배양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4일이 걸렸다. 6시간만에 결과가 나오는 신속진단법도 있으나 고가 장비와 전문성이 필요해 전문 기관에 의존해야 했다.
이 대표는 “기존 분석법은 고가 장비와 분석 시간, 전문 시설·기술이 요구되다보니 농식품 산업 현장 위생관리에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농식품 산업 현장 맞춤형 대장균 진단기술 보급 필요성을 느끼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아이엠헬스케어가 개발한 검출기는 비전문가도 활용 가능하다. 시약을 첨가하고 12~18시간이면 검사 결과를 자동 판독해 검출기 전면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으로 보여준다. IoT 기술 연계로 각 학교 급식실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지역 교육청 등에서 중앙 관제하는 형태도 지원 가능하다.
이 대표는 “농산물 유통 과정은 이미 시스템화가 이뤄져 있는만큼 조리 현장에서 오염 검출 시 이력을 역추적, 관련 식재료 유통을 실시간 통제해 집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전국으로 검출기가 보급돼 데이터가 쌓이면 문제가 빈번한 지역을 집중관리하거나 계절성 사고를 사전 방비하는 시스템도 마련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엠헬스케어 대장균 검출기는 10월 첫 출하 예정이다. 급식시설이 마련된 교육기관, 어린이급식센터, 소규모 식품가공업체, 구내식당 운영업체 등 100여곳이 우선 도입 예정이다.
전국 농식품 산업현장과 급식소 등에 보급 시 기존 표준분석법 소요비용 대비 1815억원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간편 검출기를 바탕으로 국내 식중독 발생을 예방하면 연간 2조8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표는 “위생 관리 사각지대를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바로 농업 선진화로 가는 길”이라며 “국내에 플랫폼 구축이 이뤄지면 농산물 위생 관리와 보건 산업에 관심이 큰 해외 시장으로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