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마이닝)업체인 비트메인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비트메인이 이르면 9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할 계획이다. 비트메인은 기업가치 150억달러를 기준으로 지난 몇 주 간 상장 전 자금 조달을 마쳤다.
구체적 상장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변경될 수도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비트메인 대변인은 공식 답변을 피했다.
비트메인은 암호화폐 채굴 장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 최대 채굴 공장을 운영하는 등 암호화폐 유통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3년 이 회사를 공동 창업한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는 사업을 암호화폐 채굴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다른 분야로 확장할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비트메인은 주 수익원은 암호화폐 채굴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으로 알려진 주문형 반도체(ASIC) 제조다. 복잡한 수학문제를 푸는 등 대규모 연산처리 기능에 특화된 이 칩은 머신러닝과 같은 AI 작업에도 유용하다.
IPO가 성공한다면, 비트메인은 AI 등 다른 사업 부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금과 상장기업이란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25억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한편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홍콩 증시가 약세장을 기록하고 있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월 이후 75% 이상 급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트메인의 IPO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IPO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 소재 암플캐피털의 자산운용 책임자인 알렉스 윙은 암호화폐 채굴업체들의 상장과 관련해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을 가질 것 같지 않다”면서 “비트코인의 수요가 감소하면 회사들의 수입도 매우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