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3일~17일) 뉴욕증시는 터키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 불안에 따라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시선이 터키 금융시장 상황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 글로벌 무역전쟁 등으로 옮겨갔다.
중국의 6월 산업생산과 독일 2분기 성장률 지표도 주요 변수다.
기업의 기록적 2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지지력을 보이던 증시는 터키 외환시장의 붕괴로 대외 불안요인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미국인 목사 억류 문제, 관세 보복 등으로 미국과 대립하며 불안했던 터키 금융시장은 지난주 후반 대혼란에 빠졌다.
터키 대표단의 방미 협상이 무위로 끝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달러는 터키가 가는 길을 막지 못한다"고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국민에게 달러나 유로, 금 등을 리라로 바꾸라고 촉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리라화는 지난 10일 순식간에 20% 폭락하는 등 극심한 불안을 노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BBVA, 유니크레디트, BNP파리바 등 일부 유로존 은행들의 터키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대한 우려를 내놓는 등 위기의 전염 우려도 제기된다.
러시아도 불안하다. 미국이 독극물을 이용한 암살 시도 혐의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내놓으면서 루블화도 201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러시아는 미국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경제와 국방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양국의 공동전선 형성 움직임도 관측된다.
이에 따라 월가는 터키와 러시아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터키 불안이 다른 신흥시장을 얼마나 타격할지도 핵심 변수다.
아트 카신 UBS 객장 운영 담당자는 "투자자들이 한두 주 동안 매우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는 14일 7월 산업생산 지표를 발표한다. 같은 날 독일과 유럽연합(EU)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내놓는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독일은 대표적 무역흑자 국가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금융시장의 핵심 관심 사안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