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국제 무역 플랫폼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 머스크와 IBM이 공동 개발하는 블록체인 기반 물류 플랫폼에 총 9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양 사가 개발한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Lens)'는 국제 무역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서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테스트 기간 동안 90여개 회사에서 나온 1억5000만건 이상의 선박 및 컨테이너 도착 시간부터 선하증권, 세관통과에 이르는 각종 이벤트 정보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하루에 100만건에 가까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머스크와 IBM은 공동 성명서에서 “플랫폼은 여전히 〃〃파일럿 단계에 있지만, 올해 말까지 완전히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플랫폼에는 머스크와 IBM을 포함해 화주, 세관, 항만 기업 등 다양한 해운 관련 기업과 규제기관들이 참여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홍콩 및 로테르담 등 전 세계 20여개 항만 운영 업체와 네덜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호주, 페루 세관 당국까지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또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인 PIL(Pacific International Lines)과 함부르크 수드도 플랫폼에 가입했다.
네덜란드 세관의 경우 올해만 1500만척에 이르는 선적 컨테이너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해상 물류의 요충지로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됐다.
해운업계에서는 60여년 전 등장했던 표준 크기 선적 컨테이너가 해운 운송에 혁명을 일으켰던 것처럼, 블록체인 플랫폼이 국제 무역의 방대하고 복잡한 서류 처리를 대폭 간소화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트레이드렌즈는 테스트 기간 동안 해상 운송 시간을 40%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협력 회사들은 분산 장부를 통해 거래 내역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머스크와 IBM은 지난 1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국제 무역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물류 플랫폼 확대를 위해 합작 투자 대신 기존 협업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의 트레이드렌즈 리더인 마이크 화이트는 “우리는 공동 협력 모델을 통해 생태계 참여자의 주요 피드백을 보다 잘 처리하고, 모든 참여자가 트레이드렌즈를 상호 더 잘 운용하고 데이터 보호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레이드렌즈를 단순 물류 운송이 아닌 무역 금융과 같은 분야로 확대하고, 엔드 투 엔드 방식의 글로벌 공급망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