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같은 신산업이 빨리 확산되려면 정확한 기술이 뒷받침되고 유인기급 안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박춘배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은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 설계부터 모든 단계에서 안전성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공수요를 창출해 산업화하려면 사고 위험성부터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가 드론 설계 시 권장되는 기술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부회장은 “현재 드론 안전성이 턱없이 부족하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 사고 피해가 더 커진다”면서 “지금처럼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수준에서는 누구도 드론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40여년간 국내 항공공학 발전에 기여한 기술 전문가다. 서울대 항공공학과 석박사를 마친 그는 1976년 공군사관학교에서 교관 전임강사로 복무하며 무인기 개발·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사관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게 계기가 돼 박사를 마치기도 전에 인하대 항공공학과 교수가 됐다.
박 부회장은 상아탑에서 이론뿐 아니라 실제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이해하고 실습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연구자로서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사관학교에서 대공포 연습용 무인기 개발에 참여한 이래 비행제어시스템 등 무인기 연구개발을 지속했다. 인하대 총장이 되기 직전까지도 연구에 몰두, 60kg짜리 대형 무인기 자율비행에 성공할 정도였다.
박 부회장은 “1978년 국내에서 헬리콥터 조립생산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머지않아 비행기를 직접 개발하는 시대도 온다고 판단해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개발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가르쳤다”면서 “삼성전자 교육용 컴퓨터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등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활용되는 무인기 개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무인기에 대한 열정은 5년에 걸친 대학 총장 생활을 마친 뒤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는 2007~2012년 인하공업전문대학교 총장, 2012~2014년 인하대학교 총장을 맡으며 학교 운영에 집중했다. 2015년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을 맡은 것도 그동안 축적한 무인기 기술로 드론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박 부회장은 국내 대학 6곳과 협력해 항공공학 입장에서 설계할 수 있는 인력을 늘리기 위해 양성사업을 진행해왔다. 역량 있는 연구자, 교수를 끌어모아 국내 드론기업에게 기술을 제공·전수하는 컨설팅 사업도 추진한다.
박 부회장은 “드론 산업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드론을 활용하는 큰 서비스영역이 나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안정적 기술 개발과 데이터 처리 인프라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