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이란 제재 부활' 강행에 유가 90불 전망...중국, EU '이란 원유' 계속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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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조치에 반발하며 원유, 천연가스 등 이란 주요 에너지 자원 수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유럽연합(EU), 중국 움직임이 유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6년 1월 '이란 핵합의(JCPOA)'를 이행하면서 제재를 완화하거나 중단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0시 1분(한국시간 7일 오후 1시 1분)부터 적용된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JCPOA에서 탈퇴하면서 이란 정권에 강력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JCPOA 하에서 해제된 대이란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고 밝혔다.

7일부터 적용되는 1단계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이란의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개인에 대한 제재)'이다.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금·귀금속 거래, 흑연·알루미늄·철·석탄·소프트웨어 거래, 리얄화 관련 거래, 국채 발행 활동, 자동차 부문이 제재 대상이다.

2단계 제재는 90일 이후인 11월 5일부터 실시한다. 이란의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수출 차단에 초점을 맞춘다. 이란 석유제품 거래,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거래, 이란중앙은행 거래 등이 제재 대상에 오른다.

이란 원유 수출 차단으로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너지애스펙츠의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CNBC방송에서 “(4분기가 되면) 국제유가가 80달러를 훌쩍 넘을 위험이 크며 심지어 90달러대까지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시장에서 중대한 공급 부족 사태가 올 수 있고 이는 유가 상승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3.75달러로 0.7%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69.01달러로 0.8% 상승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정부와 EU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한다고 발표하면서 변수도 생겼다. 유럽 국가와 EU는 미국 핵 합의에 서명한 당사국과 보증기구로서 미국 탈퇴에도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정부는 석유대금 지불을 위해 자국 중앙은행에 이란중앙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프랑스는 정부가 나서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고 비축함으로써 민간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사태를 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란산 석유를 중국, 인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오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란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오히려 수입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국가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유지되면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증가로 이어져 유가 상승 여력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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