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베개 '필로소핏'을 올해 12월 양산해 내년 초에는 일반 소비자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정기 메텔 대표는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압저항소자'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베개 개발이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다. 압저항소자에 외부 압력이 가해지면 전기저항값에 변화가 생긴다. 변화된 저항값을 바탕으로 디바이스가 외부 압력을 인식한다. 메텔은 압저항소자에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압저항소자를 적용한 디바이스를 개발한다.
필로소핏은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8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정 대표는 필로소핏에 압저항소자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했다. 필로소핏은 사용자 머리와 경추를 인식한 뒤 베게를 최적 높이로 자동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 코골이를 알아차려 코골이를 하지 않도록 자동으로 높낮이를 바꾼다. 베개에 탑재된 마이크와 센서로 소리와 호흡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호흡 패턴을 실시간 감시해 이용자가 숙면 여부를 분석하기도 한다.
메텔은 국내 유명 침구회사와 협업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파트너사로부터 임상실험과 각종 데이터 등을 지원받았다. 시장에서도 잘 알려진 파트너사 브랜드 덕분에 마케팅에서도 탄력을 받게 됐다.
필로소핏은 정 대표의 두 번째 도전작이다. 2016년 메텔 창업 후 그가 택한 첫 사업 아이템은 압저항소자 기술을 적용한 욕창방지매트였다. 그러나 기술과 자금 문제로 개발을 중단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 제품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욕창방지매트가 여러 문제로 개발을 잠시 중단한 상황이지만, 덕분에 필로소핏 개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며 “필로소핏을 상용화한 후 욕창방지매트 개발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스마트폰 회로, 안테나, 센서를 개발했다. 갤럭시 시리즈가 전성기를 누릴 때였다. 높은 연봉에 안정적 직장 생활을 뒤로 하고 2014년 퇴사했다. 메텔 창업 전까지 2년 동안 다른 스타트업에서 기술이사 근무하며 창업 전반을 배웠다. 연 수입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기술력에서만큼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압저항소자 핵심기술을 적용한 필로소핏으로 내년에는 20억원가량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목표는 필로소핏과 욕창방지매트를 개발한 후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단순 하드웨어 제품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솔루션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