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업 "항공기엔 블랙박스, 스마트시티엔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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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프루아 조르당 스마트합 대표.(사진=전자신문DB)

“블록체인 없는 스마트시티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고드프루아 조르당 스마트합 대표는 최근 “항공기 블랙박스가 운항 정보를 수집하듯 스마트시티에도 데이터 관리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합은 프랑스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2016년 문을 열었다. 스마트홈에 도입 가능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선보였다.

조르당 대표는 “스마트시티를 둘러싸고 30억개 이상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작동한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와도 비교했다. 그는 지난해 일어난 런던 대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클라우드 속 데이터는 화재를 포함한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화재로 24층 아파트가 전소, 건물 데이터까지 모두 사라졌다. 반면 블록체인은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전성에 힘입어 회사 설립 2년도 안 돼 거래액 2000만유로(약 262억원)를 돌파했다. 프랑스 대표 건설사 빈치 그룹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현재 메디테라네와 일드프랑스 지역 주택에 스마트합 기술이 적용됐다.

프랑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선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조르당 대표는 “프랑스가 G20 국가 중 암호화폐 공개(ICO)를 법으로 허용하는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프랑스 정부는 ICO 관련 내용을 담은 기업 성장 및 변혁을 위한 행동계획 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ICO 허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내달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조르당 대표는 한국에도 관심이 많다. 국내 시장에 대해 “매년 30만채 규모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는 등 프랑스만큼 시장이 역동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부동산 개발사에는 커넥티드 아파트 솔루션,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자에게는 블록체인 기반 합(HAB) 플랫폼을 공급할 방침”이라며 “내년 후반기 한국, 미국, 독일에 사무실을 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두고 “SK텔레콤과 파트너십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합은 올해 말까지 HAB ICO를 추진한다. 2020년까지 주택 1만채에 커넥티드 아파트 솔루션을 탑재할 목표다. 조르당 대표는 20년 넘게 IoT 분야에서 활동했다. 전직 장관과 외교관 출신 전문가, 수학자를 영입,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도 프랑스처럼 비자 발급제를 통해 트레이딩 플랫폼과 ICO를 관리해야 한다”며 “대기업, 기관투자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은 역동적이면서 질적인 면을 갖춘 에코 시스템을 찾고 있다”며 “한국은 이들에게 아시아 지역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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