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가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아동노동 문제를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국내 배터리 업계도 윤리적인 코발트 채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 중 코발트 이슈에 가장 적극 대응하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책임있는 코발트 공급망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급망 실사 방침을 매년 공개적으로 보고할 것으로 약속했다.
올해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성보고서에 경과보고서를 통합해 발표했다. 협력사, 제련소 등을 통해 제공받은 정보를 근거로 코발트 원산지 6개국을 파악하고, 삼성SDI 제품에 함유된 코발트 가공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제련소 명단 21곳을 공개했다. 코발트 외에 음극재 주원료인 천연흑연 채굴 과정에 환경오염 이슈가 발생하자 중국 흑연 공급업체에 대해 현장 심사도 실시했다.
LG화학도 최근 발간한 2017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현장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LG화학은 1차 협력사인 양극재 제조사 감사를 통해 2차 협력사에 대한 코발트 이슈 대응 현황을 확인했다. 또 코발트 아동노동 이슈 중심에 있는 코발트 제련 업체와 전구체 공급업체에 대해 제3자 기관을 동반한 실사도 실시했다. 올해 4월에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ASM(소규모 광산) 실사를 통해 아동노동 실태를 점검했다.
LG화학은 “콩고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인권 이슈가 발생하자 친환경공급망 가이드라인과 협력사 행동규범을 개정해 '상당한 주의 의무' 정책을 수립하고 코발트를 분쟁광물에 준하는 관리물질로 지정했다”면서 “책임있는 코발트 이니셔티브(RCI) 회원으로 활동하며 유관기관과 공동 노력을 통해 아동노동 이슈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윤리적 코발트 수급 문제를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급업체 행동규범상 분쟁광물 사용을 금지한다는 원칙 하에서 분쟁광물 사용에 따른 리스크가 높은 주요 원자재 공급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배터리 원재료인 코발트 교역에서 발생하는 아동착취 등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급업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장 주목받는 광물이 코발트다.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생산되는 양이 세계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동노동과 인권유린 등 인권 이슈가 부각되면서 분쟁광물에 준하는 이슈광물로 취급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